2016년부터 전 실단 확대
역량강화 효과기대했지만
정년앞둔 단원 8급 하락 등
조직-단원간 위계질서 깨

직급승강제를 골자로 한 전북도립국악원의 평정제도가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성적 평가 결과에 따라 직급이 재조정되는 직급승강제 시행이 국악원 내부에서 심각한 불신과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악원 발전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이 자명해 평정제도 특히 직급승강제의 무용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도립국악원의 직급승강제는 예술단에 한해 적용되다 2016년 말부터 전 실단으로 확대 운영됐다.

근무 성적 평가 결과에 따라 6급에서 8급 단원간 직급이 재조정되는 것으로 평점결과가 좋으면 직급이 상향조정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하향 조정된다.

당초 국악원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개인연습이나 역량 강화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때문에 예술단을 포함해 교육학예실, 공연기획실 등 전 실단까지 확대해 2년마다 한 번씩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직급승강제가 전체 실단으로 확대 운영된 첫 해부터 국악원 내부에서는 한바탕 혼란이 야기됐다.

6급 팀장이 8급으로 하향 조정되고, 7급이 6급으로 오르면서 가혹하다는 평과 함께 오히려 조직을 해치고 단원들 위계질서를 깨뜨리는 등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당시 6급에서 8급으로 직급이 하락한 단원은 다음 평정 때까지 연봉 2,000만원이 함께 삭감되기도 해 생계까지도 위협받기도 했다.

문제는 앙상블과 조화를 중시하는 국악원이 직급승강제로 인해 단원들간 갈등 조장과 불신이 생기면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국악원 평정 결과 역시 지난번과 매한가지였다.

올해에도 국악원 실단원의 직급에 변화가 생겼다.

제자가 스승을 뒤로 한 채 수석에 올랐고, 대통령상 보유자이지만 직급승강제를 피해가지 못한 단원도 발생했다.

심지어 정년이 2년 남은 대통령상 보유자는 최하위급인 8급으로 하락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당사자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재심신청까지 진행 중이다.

국악원 한 단원은 “창단멤버이자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단원을 8급으로 하락하는 경우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동안 노력한 땀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며 “직급승강제는 단원들의 복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갑의 입장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정신적, 심리적 고통은 말로 하기 힘들다.

단원들간에 서로 눌러야 내가 올라가는 분위기는 국악원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문제는 국악원 내부에서도 이미 감지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국악원 노조는 평정개선안을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직책오디션이나 직급승강제 대상 변경, 직급정원제 폐지 등이 떠올랐으며 국악원 사무국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시행되지 않았다.

국악원 한 관계자는 “2년에 한번씩 말도 안되는 진통을 겪어야 하는 현실에 단원들은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30년 넘게 근무한 단원이 하루아침에 원위치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정해진 정원에서 단원들끼리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사무국이나 노조는 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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