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직선제 총장선거 의미 커
연구부총장 신설 본부조직 축소
단과대 자율성 학장 직선제 선출
총장 연임제 폐지 재선폐단 끝내
HS시스템 입학~취업까지 총괄
교양학부대학설치 학생중심 재편
웰니스 캠퍼스 유연근무제 도입
약학대학 유치해 신약개발 선도

갈수록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개혁과 재정 악화 등으로 모든 대학들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분권과 공감, 융합을 대학 운영의 키워드로 내세우며, 전북대학교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낼 제18대 김동원 총장이 취임했다.

그는 효과적인 분권을 위해 학칙이나 규정을 제·개정해 권한을 분산시키고, 경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한 앞으로 4년간의 대학 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예산과 권한을 위임해 교수회, 단과대학 등 각 기관이 자치와 자율을 기반으로 한 책임 행정과 학장 선출 방식도 단과대학 구성원이 선출하고 총장이 추인하는 형태로 바꿀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학내 적폐요소를 없애고 총장이 4년 간 대학 운영에 전념하도록 단임제로 총장 선출 규정도 개정해 나갈 계획도 내놨다.

이에 앞으로 김 총장이 지휘할 ‘전북대’라는 오케스트라는 어떠한 하모니를 만들어 낼지 그의 야심찬 포부와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전북대 제18대 총장에 취임했는데 소감은?

지난 총장임용후보자 선출 과정은 70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들이 참여하고, 8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지면서 전체 구성원들의 참여가 보장된 민주적 선거였기 때문에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원해주신 분들의 뜻을 귀하게 실천하고, 비판의 목소리도 헤아려 약속한 공약 실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무엇보다 기본과 초심을 잃지 않도록 겸허한 자세로 묵묵히 할 일을 해나가겠다.


-대학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하신 의미는 무엇인가?

오늘날 대학은 지역과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현 시대에 필요한 여러 분야의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해 내는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학 조직은 대규모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닮아 있다.

다양하고 개성이 강한 교수와 교직원, 학생 단원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다.

따라서 총장은 단원을 배려하고 창의적인 영감을 불어넣을 대형 오케스트라의 명지휘자가 돼야 한다.

‘신념과 책임 윤리’를 항상 기억하는 명지휘자 총장이 되겠다는 의미다.


-전북대의 캐치프레이즈는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담겼나?

‘알찬 대학, 따뜻한 동행’이다.

‘알찬 대학’에는 우수 학생 유치와 교육, 연구 경쟁력 강화 등 대학 운영 전반의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하고 개선해 내실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따뜻한 동행’은 분권과 공감, 융합 교육으로 대학의 미래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대학구성원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동행하며 미래 100년을 향한 초석을 놓겠다.


-부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 처장 등 인사의 배경과 조직개편은 어떻게?

각 분야에 대한 능력과 대학조직의 화합을 우선시했고, 기획이나 산학 분야는 혁신과 쇄신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확신컨대 이번 보직을 맡으신 교수들은 자신을 희생해 대학발전을 확실하게 이끌어주실 분들이다.

분권을 강조한 만큼 본부에서도 각 보직 교수님들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클 것이다.

분권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본부 조직을 축소하고, 시대 흐름과 구성원 요구에 맞춰 일부 조직을 폐지, 변경, 신설했다.

본부 조직은 기존의 소통복지본부와 한스타일캠퍼스조성본부를 폐지하고 옛 큰사람교육개발원을 혁신교육개발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부속시설로 변경했다.

특히 연구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부총장을 신설했고, 대학원 기능 강화를 위해 대학원교학부도 새로 만들었다.

기존 교육부총장과 대외협력부총장에 연구부총장이 신설돼 세 분의 부총장님을 모시게 된다.

정보화시스템 개선을 위해 스마트정보화추진단과 대학혁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혁신지원사업추진단도 신설한다.


-분권형 대학운영을 강조하셨는데, 앞으로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

과도한 중앙 집중형 행정 체계를 과감히 벗어나 자율형 행정 체계를 구축해 행정 시스템을 효율화한다는 것이 분권형 대학운영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학칙이나 규정의 제(개)정을 통해 권한을 단과대학이나 학과 중심으로 예산과 권한을 대폭 이전하고, 견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하는 대학 운영 체제를 구축할 생각이다.

단과대학 자율성 강화를 위해 학장 선출 방식도 단대 구성원이 민주적인 직선제 방식으로 선출하고, 총장이 추인하는 형태로 바꾸겠다.

분권이 되면 민주주의 원리가 자연스레 학내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스며들어 대학 전체를 민주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우린 지난 4년 간 총장이 오로지 재선 출마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는 폐단을 지켜봐야 했다.

임기 후반에는 각종 선심성 정책과 예산배정이 쏟아져 나오고, 특히 승진 기준을 채우지 못하는 일부 교수들에게 가불식으로 승진을 허용하는 전례 없는 편법 승진규정도 개정됐다.

이 모두가 재선을 염두해 든 선심성 행정에 기인한 것으로 국립대에서 총장 연임제가 지속되는 경우 이러한 폐단은 반복될 것이다.

따라서 총장 연임제를 폐지하고, 4년 간 대학 운영에만 전념하도록 단임제로 총장 선출규정을 개정하겠다.


-현재 전북대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고,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한 방안이 있는지?

매우 큰 위기다.

학령인구 급감이 몰고 온 대학 구조개혁, 계속되는 재정 악화 등에 의해서다.

정부는 2013년 이후 실시한 대학구조개혁과 대학특성화사업을 통해 약 5만6,000명의 대학 입학정원을 줄였다.

이러한 정원 감축은 대부분 지역 대학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위기감이 더하다.

이는 결국 지역 대학들에게 재정적 부담뿐만 아니라, 우수학생들을 수도권으로 내보내는 이중의 고통을 안겨줬다.

이대로 가면 오래지 않아 지역 중소대학뿐만 아니라 거점대학까지도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아시아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국제교류의 활성화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대학 교육연합체’(가칭)을 구성해 학생과 교수들의 정기적인 상호 교류를 크게 늘려야 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부분적인 학생 교류로는 앞으로의 수요를 맞출 수 없다.

때문에 20세기 후반부터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로 옮기고 있다.

이에 발맞춰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의 진출과 협력을 더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신남방정책’을 선언한 것과 정치권에서 지역균형발전의 주요 수단으로 거점국립대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분명한 호재다.

지역거점대학에 우수한 외국인 학생과 교수가 몰려오면, 우수한 국내 학생들의 지역대학 입학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우수학생 유치를 강조했는데 총장님만의 특별한 방안이 있나?

앞서 언급한 ‘아시아 대학 교육연합체’라는 전략이 성공키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지역의 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선행 과제다.

우수한 학생들이 지역을 외면하고 수도권으로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들의 물꼬를 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 해답을 ‘HS(Honor Student) 시스템 구축’에서 찾을 수 있겠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입학에서부터 학부, 대학원, 취업이라는 일련의 체계를 총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우수 학생을 유치해 융·복합이 살아 있는 교양교육과 내실 있는 전공교육을 시키고, 이들을 대학원에 진학시키거나 우수한 기업에 취업시킨다면 지역은 물론 국가 발전까지 견인할 수 있는 밑바탕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한다.

게다가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지역대학의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대기업이 파트너로 공동 참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가 지역 대학의 부지 안에 자동차융합교육관(가칭)을 설치하고, 특화된 교육과 연구를 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 빅데이터 분석, 스마트센터, 차세대 에너지 등과 관련한 학부특화 교육과정, 실무 석· 박사과정 등을 개설하면 지역의 우수한 인재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재능있는 인재들이 몰려들 것이다.

지역의 WC기업 혹은 강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참여 기업은 기업의 유보금을 전문 인력양성과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기꺼이 기부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와 지방 정부의 세제지원과 재정지원 사업을 통한 교육, 연구 프로그램의 지원은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


-교양교육 체계의 내실화를 강조했는데 어떤 계획이 있는지?

바야흐로 융·복합이 대세다.

여러 분야에서 융·복합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지만 그동안 교양교육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해당 분야의 사고로만 교양이 설강되다 보니 백화점식 나열에다가 한 분야에만 치우치면서 다양성을 갖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학생들에게 밑바탕이 되어야 할 교양교육이 부실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양교육 내실화를 이루기 위해서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교양학부대학’을 설치할 계획이다.

기존의 큰사람교육개발원이 개편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교양교육의 모든 커리큘럼을 컨트롤해 이공계열과 인문사회계열을 넘나드는 학문계열 간 교차 교양 교육 등이 이뤄질 수 있는 토양을 다지겠다.

현 세대에 맞는 교양교육을 재편하고, 학생 중심의 교육법, 고전읽기 인증제 등도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안은 무엇인지?

대학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기둥인 연구 분야에서는 미래사회를 대비한 연구경쟁력 제고와 연구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을 발전목표로 삼았다.

우선 연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연구 환경 개선과 교내 연구비 확대 및 연구과제 기획·수주 등을 지원하고, 인문사회와 문화, 예술 분야 특화연구비 지원도 이뤄진다.

또한 특훈교수, CBNU 펠로우 제도도 운영된다.

무엇보다 우수 연구 교수 유치를 위한 제도를 신설하고 스타 교수 유치 지원금도 구체적으로 마련된다.

신임교수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마음껏 연구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원도 확대된다.

신임교수에 대한 연구 정착금 지원 확대와 대학원생 지원, 강의 부담 경감, 복지 강화 등이 모색된다.

연구비 관리 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연구자 중심의 행정, 연구비 시스템이 도입되고, 단대와 학부 및 대형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한 산학협력단 분원도 설치할 계획이다.


-산학협력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산학협력 분야의 특별 방안이 있나?

산학협력 분야는 제도개선과 지역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한 선진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선 대형과제 기획과 유치를 위한 상설 TF팀을 운영해 간접비 마일리지 개선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산학협력을 통한 대학과 지역의 상생을 위해 대학과 지자체, 기업 간 협력모델을 도출하고, 지역혁신실의 기능을 확대·강화해 지역협력에도 노력하겠다.

특히 전북의 미래가 될 새만금에 교육과 기업지원, 융·복합 연구를 위한 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산학협력 교육과 연구 활성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학 연구공간과 시설, 인력 등이 배치되는 산학융합관을 설립하겠다.

현장 맞춤형 실무교육 트랙도 개발·운용된다.

이 밖에도 대학 보유기술의 가치평가와 정보를 제공하고, 신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창업사관학교 등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기술지주회사로 산학협력재단을 설립해 기술사업화와 창업보육을 지원할 생각이다.


-알찬 복지를 제시했는데 구체적 실행 방안은 무엇인가?

좋은 환경에서 좋은 연구가 나오고, 훌륭한 행정적 지원도 파생되는 것이다.

그간 우리대학은 거점국립대 중 중하위권의 복지 수준에 그치고, 휴양·문화시설도 매우 열악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복지 마스터플랜 역시 세워지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웰니스 캠퍼스를 구현하려 한다.

스포츠 콤플렉스 시설을 조기에 확보하고, 건지메디컬센터(보건소)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스트레스 프리 전문 가운슬러 제도도 운영하겠다.

특히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수당 확대나 동호회 지원, 출산 및 육아 장려를 위한 유연 근무제도 도입하려 한다.

수요자 친화형 식당이나 카페테리아를 개설하고, 휴양 및 문화시설 공간도 확충할 계획이다.

국립대 간의 연계망을 활용해 게스트하우스도 전국 단위로 도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교육부의 약학대학 신설 선정 발표가 전북대 현안 문제로 떠오르는데 어떻게 보는지?

전임 총장과 집행부가 노력해주신 덕분에 우리대학 30년 꿈인 약학대학 유치가 그 어느 때보다 전망이 밝다.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약학대학 유치가 되면 연구 분야 경쟁력 향상에 일대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

우리대학은 세계적인 연구소를 비롯해 의학과 치의학, 수의학, 자연과학, 농생명, 고분자·나노, 화학공학 등 신약개발을 위한 학제 간 협력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

연구 능력이 탁월한 교수진뿐 아니라 8개 임상 실험 관련 연구센터도 탄탄히 구축돼 있어 약대가 유치된다면 우수 학문 분야의 가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천연 농산물 기반형 신약개발 분야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총장 선거과정에서 경찰 개입의혹 등 여러 갈등이 돌출됐는데 어떻게 치유해 나갈는지?

앞서 총장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오해와 갈등으로 많은 상처도 남겼다.

하지만 이런 갈등의 문제를 해소할 때 비소로 전북대가 건강하게 새로운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용과 공감으로 그간 불거진 문제들을 봉합해 나가겠다.

앞으로 전북대 발전을 염원하는 모든 분들과 만나 격의 없는 대화와 교감을 나누며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전북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의 포부 및 대학구성원과 지역사회에 하고 싶은 말씀은?

전북대 발전을 염원하는 모든 분들과 만나 격의 없는 대화와 교감을 나누며,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전북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연구와 교육이라는 대학 본연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하고, 질적인 성장과 권한의 분권을 통해 다양성이 살아 있는 전북대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획기적인 변혁보다는 점증적인 변화를 지향하고, 외형에 집중하기보다 내실에 충실하겠다.

알찬 대학, 따뜻한 동행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소통과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대학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아낌없는 사랑과 관심, 지도 편달, 응원을 부탁드린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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