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시대를 거쳐 오면서 우리 모두로부터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이루어진 일종의 전범(典範)으로 우리가 바르게 살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해 주는 지혜의 보고이며 인생의 필독서인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의 삶을 영혼이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살아가고 세월 속에 동화되어 함께 동고동락하는 인생의 동행자들로 부터 비난 받지 않고 살아 갈 수 있는 지혜를 배우고 실천해 나가기 위하여 고전을 섭렵하면서 한 고을을 다스리는 수령이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가 내 마음을 사로잡아 몇 가지 정리를 해 보았다.


첫째로, 원견명찰(遠見明察)의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한비자의 고분 편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멀리보고 밝게 살피라는 의미로 지혜롭고 현명한 수령의 기본자세임에 틀림없다.

수령의 귀와 눈을 멀게 하는 간악하고 사악한 자들이 있는지 살필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진실을 말하고 바른말을 좋아하는 수령은 그리 많지 않고 우선 달콤하고 그럴듯한 말에 귀와 마음을 열어 주는 수령이 많음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충언하건대 먼 훗날 칭송받는 수령으로 평가 받아 길이 남으려거든 달콤한 말로 귀와 눈을 가리는 간악하고 사악한 자를 멀리하고 바르고 강직한 충신을 가깝게 하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최근의 현실을 보면 자명한 진리인 것이다.


둘째로, 군주민수(君舟民水)임을 명심하고 두렵게 받아 들여야 한다.

이는 순자의 왕제 편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라는 것으로 강물이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오늘날의 지방조직으로 의역해 본다면 주민의 권한으로 수령을 선출하기도 하지만 주민이 화나면 수령을 하야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고을의 수령은 주민들이 화나지 않도록 선정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렇지 아니하고 지위를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고 사사로운 정에 치우쳐 악정을 베푼다면 주민이 하나 되어 그 자리에서 끌어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함으로 수령이란 자리는 누리고 지배하는 자리가 아니라 항상 열린 마음과 따뜻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주민들을 섬기는 자리라는 것이다.

지난 정부 때 국민들이 밝힌 촛불집회의 엄중 함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셋째로,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진리를 깨닫고 몸소 실천해야 한다.

이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님의 말씀으로 믿음과 신뢰가 없으면 존립기반이 없어 설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고을의 거대 조직을 이끌어 가는 수령은 스스로 겸손함으로 낮아지고, 배척함 보다는 포용함으로 솔선수범하여 조직원들로부터 신임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래야만 활기가 넘치고 살아있는 조직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로, 항룡유회(亢龍有悔)를 항상 가슴속에 품고 살아야 한다.

이는 주역의 건괘에 나오는 고사성어로 높이 올라간 용이 그 자리를 욕심내고 끝까지 지키려 하다가 결국은 후회하고 눈물을 흘리며 내려 올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 중 진리이고 겸손함의 아름다운 실천규범으로 이만하면 되었다 싶을 때 눈물 흘리지 말고 스스로 알아서 내려오라는 것이다.

 선거라는 어렵고 힘든 경쟁의 난관을 뚫고 한 고을의 수령 자리에 앉은 자들이 특히 유념하여야 할 명언이다.

그토록 어렵고 힘들게 당선되어 수령 자리에 앉은 자들이 언젠가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천하의 진리를 망각하고 있는 자가 있다는 것이다.

나만큼은 영원히 그 자리에서 누리고 있을 거라는 착각과 당선이라는 성취감에 도취되어 인사 등 조직 관리를 마음대로 휘두르고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선심성 시혜를 남발하다가 결국 후회의 눈물을 흘리고 타의적으로 내려오거나 다음 선거에서 낙선 하는 자들을 왕왕 보고 있는 게 오늘날의 교훈적인 현실이 아니던가.


다섯째로, 공성신퇴(功成身退)의 용기와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스스로 성공했다고 판단하면 몸은 물러 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며, 나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이룬 업적으로 영광만을 누리려다 스스로 물러 날 때를 놓친다면 커다란 상처만을 안고 결국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

성공하면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성공불거(成功不居)와 뜻을 같이하는 것이며,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존경받고 추앙받아 마땅한 사람은 박수칠 때 떠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상 정리한 다섯 가지의 고사 성어는 한 고을의 수령에게만 적용되는 명언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적용이 될 듯하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행한 행실이 흔적으로 남는 것임을 명심하고 우리의 삶속에서 참으로 소중한 것은 어떤 사회적 지위나 신분 그리고 재물이나 재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한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고사성어로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이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는 귀를 기울여 경청하라는 것이다.

/전 완주군의회 의원 류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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