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극단, 작품 '완장'
윤흥길 소설 원작 무대올라
암울한 삶 남도방언 한국적
정서 그려··· 내일 첫 공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다.

지배층을 비롯해 경제적 부를 가진 사람들이 가진 허망한 권력 이야기는 드라마나 영화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서민들은 이런 권력과 무관한 것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전주시립극단이 26일부터 선보이는 작품 ‘완장’은 권력욕심에 부풀어 오른 일반 서민들의 이야기다.

‘아무 실속 없이 남들이 흘린 것들이 주워 먹는 헛질이 완장이여, 진수성찬은 말짱 다 뒷전에 숨어서 눈에 뵈지도 않는 완장들 차지란 말여’란 대사가 작품의 내용을 암시한다.

하지만 작품은 서민들의 권력욕을 풍자적으로 풀어내며 권력층, 지배층의 권력욕을 꼬집는다.

시립극단 2019년 시즌레퍼토리 첫 작품인 ‘완장’은 전북의 작가 윤흥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당초 최명희의 ‘혼불’이 거론됐지만 장대한 분량과 준비 부족으로 차후로 미뤄졌다.

하지만 ‘완장’과 ‘혼불’은 우리 근대사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암울했던 시대를 모티브로 씌여진 작가들의 역작인 만큼 이번 ‘완장’을 무대에 올리는 남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공연은 권력의 피폐한 모습을 풍자와 해학으로 버무린다.

또 전주연극의 색깔과 우리 지역 사투리 말맛이 구수하게 풍겨낸다.

원작이 1982년 세상에 나왔으니 벌써 37년의 세월이 흘렀다.

다소 진부할 수 있는 내용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풀어낼 것인지는 연출의도에서 알아볼 수 있다.

이종훈 연출은 “권력을 바라보는 세 명의 인물을 통해 권력에 대한 증오, 집착, 허황됨을 해학이라는 남도 그릇에 담아내는 데 역점을 뒀다.

보통 사람들의 암울한 삶을 해학적 언어와 남도 방언으로 그려내 말의 유희를 통한 한국적 정서가 듬뿍 담긴 작품으로 만들 예정이다”며 “구태의연한 소재와 줄거리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모던함의 장치가 필요하다.

올려다보는 무대가 아닌 내려다보는 무대를 통해 객석에 무대를 설치하고 관객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폭력으로부터 구원은 스스로의 깨달음 즉 자신의 허울을 걷어내고 자신의 존재를 오롯하게 바라볼 때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원작의 윤흥길은 “연극으로 재해석되고 재해석된 이번 작품은 함께 웃고 즐기는 사이 잘못된 권력의 폐해와 포악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에서 권력이 가진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이번 공연 성공으로 지방이란 현실적 제약과 한계를 뛰어넘어 고향의 공연예술이 활짝 꽃피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작품은 임종술 역에 김영주, 김부월에 염정숙, 최익삼에 안세형, 운암댁에 서형화가 출연하며, 총진행 정경선, 무대감독 이술원, 조연출 홍자연, 의상 전양배, 음악감독 허귀행 등이 참여했다.

시립극단은 무대에 작품을 올리기 앞서 지난 20일 시연회를 마치기도 했다.

이날 시연회에는 지난 1월 모집한 관객평가단이 함께해 관객과 함께하려는 극단의 새로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공연은 26일부터 31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덕진예술회관에서 총 6회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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