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67호
부인 설씨 고향찾아 정자지어
정면 3칸-측면 2칸 팔작지붕
대나무 오솔길-남산사 위치

요즘같이 따듯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바람이 부는 때면 시골길에 세워진 누각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기 마련이죠.

그래서 그런 바람을 실현하고자 현장을 찾아 나섰습니다.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67호를 찾아 도착한 곳!

이곳은 전북 순창읍의 순창향교 남쪽에 위치한 남산길 32-3 남산마을입니다.
  

조선 단종 3년(1455)의 봄. 

신숙주(申叔舟)의 아우 신말주(申末舟)는 벼슬을 버리고 그의 부인(설씨:설백민의 딸)의 고향(순창)을 찾습니다.

귀래정은 신말주의 호를 딴 것으로 조선 세조 2년(1456)신말주가 지은 정자입니다.

지금 있는 건물은 1974년에 고쳐 지은 것이라고 하네요.

소나무에 가려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사진 속 산 정상에 자리한 곳. 바로 귀래정 정자(누각)입니다.

귀래정을 찾아 남산마을 골목을 걷다 보면 초입에 맞이하는 신말주 선생의 유허비를 볼 수 있습니다.

신말주 선생은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자(字)는 자즙(子楫)이요, 호(號)는 귀래정(歸來亭)입니다. 관직을 마다하고 귀항하였으나 성종 7년(1476)에 다시 관직에 오른 후 만년에 다시 귀향하여 여생을 보냅니다.

유허비의 오른 편에 위치한 귀래정으로 향하는 대나무 오솔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마른 잎 위를 바스락바스락 걸어보았습니다.
  
정면의 외삼문인 일관문을 곧장 지나자 봄 햇살 가득 머금은 두 여인이 반깁니다.

순백의 목련! 화사한 입술 화장이 아직은 지지 않은 동백!

순창 여인들의 곱고 순박한 그러한 자태였습니다.

호남의 금강 강천산과 강천산이 품은 강천사까지...

강천사 중건을 위해 백성들에게 시주를 권선하는 설씨 부인의 문첩의 내용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순창 설씨 부인이 머물렀던 곳입니다.

마당 왼편의 조그만 문을 지나면 남산사가 보이는데 남산사는 고령 신씨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며 남산사 창건비가 세워져있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歸來亭」입니다.

충서당(忠恕堂) 뒤쪽 언덕위에 자리한 귀래정의 외형은 정면 3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이 올려있습니다.

도연명(陶淵明:중국 동진시대의 전원시인)의 운문(歸去來辭)을 대신하여 김신우 작사/작곡의 노래(귀거래사:歸去來辭) 가사를 옮겨 봅니다.

선생 나이 70이 넘어 지기상합한 10명의 벗들과 계회(契會)를 맺은 십노계(十老契) 먼데서 찾아올 벗들을 기다리며 한운야학(閒雲野鶴)의 심경으로 마루에 앉아 계신듯합니다.

따뜻한 바람에 어여쁜 꽃이 반겨주는 봄. 순창 귀래정으로 오셔서 역사 이야기와 함께 기분 좋은 여행해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