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떠올릴까
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떠올릴까
  • 송일섭
  • 승인 2019.06.25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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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까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일한 시간(회의시간)은 고작 44시간 16분에 불과하다.

며칠 전 MBN의 판도라에 출연한 정청래 의원이 지적한 내용이다.

이는 한 달 평균 약 8시간 51분씩 회의를 한 셈이다.

이런 우리의 국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국회는 국민의 선거에 의해서 구성된 민의(民意)의 기관으로 국가의 법률을 제정하고, 예산을 심의하며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다.

특히 입법적 기능이 우선시 되어 의원 스스로 또는 정부의 발의에 의한 법안을 심의 결정함으로써 법을 제정하는 유일한 기관이다.

그러기에 의원들에게는 높은 권위가 인정되고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 기관이다.

국회의 기능은 국민과 정부 간의 의사 전달 매체이면서, 정부로 하여금 국민의 요구에 반응하게 하고, 또한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의 결정에 따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국회는 이런 의회의 본래적 기능마저 잃어버리고,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정쟁만을 일삼고 있으니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국회는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채, 그들만의 정글에 갇혀 싸움만 하고 있다.

보다 못한 국민들은 이런 국회를 향해서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국회의 보편적 상식을 갖추지 못한 불향 국회에 대해 국민소환제를 들먹이는 것은 어쩌면 자유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도 국회는 요지부동이다.

일하지 않는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들은 매달 천만 원이 넘는 세비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연스럽게 받아 챙기고 있다.

의원들이 국회에서 국정 현안을 지적하면서 대안을 만들어 내고, 방향을 제시한다면 어느 국민이 이런 볼멘소리를 하겠는가? 선거철만 되면 머리를 조아리던 그들이지만, 일단 당선되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여유가 있는 내년 총선에 대한 셈법을 하고 있다니 가증스러운 일이다.

국민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마음은 또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셈법은 상식과 기본도 갖추지 못한 엉터리 셈법이다.

하긴 대통령 임기가 겨우 반환점을 넘은 시점에서 대권 경쟁 운운하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눈 먼 꼴 아닌가.

현란한 언사에다 막말까지 난무하면서 20대 국회는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어쩌면 꼴등 국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가 살아오면서 지금처럼 추악한 의회 싸움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소통과 공감을 강조해도 그들은 극단의 혐오와 분노를 양산하면서 편 가르기에 빠져 있다.

경제가 어렵다고 날선 비판을 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안은 하나도 내 놓지 못하면서 싸움만 한다.

속된 말로 폭삭 망하거나 우뚝 서는 것만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국민을 위한 일이 아니다.

무엇 하나 해 보려고 해도 정파적 이해를 따질 뿐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다.

산불 피해 지역 주민과 지진 등 재난 지역 주민의 절규만 홀로 고독할 뿐이다.

오로지 향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득실만 고집하는 것 같다.

한 자료에 의하면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드는 국민 세금이 연간 7억 원이 넘고, 그들이 받는 특혜가 100가지가 넘는다고 하는데, 왜 그들이 그런 특혜를 누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국회의 권위와 역할을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대 국회가 국가 발전을 위해서 한 역할이 결코 폄하되거나 왜곡돼선 안 된다.

그럼에도 오죽하면 국민들은 이런 국회를 바라보면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떠올리겠는가? 국회의 장기 파행으로 입법부 기능이 사실상 정지돼 있는 상황에서도 억대 연봉자인 의원들이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날 일이다.

추가경정예산도 심의하지 않고,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요지부동이다.

20대 국회 법안 발의 건수는 약 2만 228건인데, 법안 가결률은 8.0%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19대 국회의 41.7%에도 훨씬 밑도는 수치다.

국회여! 의사당에 모여서 일을 하라.

국회가 일하지 않을 때 국민들은 불행하다.

일하지 않으면서 정쟁만 하는 것, 국민을 더욱 불행하게 하는 일이다.

국민이여! 일하지 않는 국회를 더 이상 용납하지 말자.

/송산 송일섭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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