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이 독점하느냐 아니면 다당제가 필요한가 하는 문제는 매번 전북의 국회의원 총선에서 제기된 주요 이슈였다.

과거 김대중(DJ) 등장 이후 전북은 호남권역에 퍼져 있는 선거 정서가 그대로 작용했다.

대부분 DJ 정당이 전북 정치를 독점해 왔다.

국회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선거에서도 이른바 DJ 정당이 전북의 정치-행정 요직을 거의 차지했다.

일당 중심 체제에 따른 순기능과 역기능은 손익을 따지기가 매우 어렵다.

순기능은 특정 사안에 대한 정치집단의 일사분란한 의견 통합 및 집행이 가능하다.

특히 집권 여당 소속이면 그 힘은 배가된다.

현재와 같이 더불어민주당이 당-정-청을 전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선 여당의 힘이 지역 발전의 핵심 요소다.

도내 민주당이 좋은 정책, 경제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대형 사업을 몇 개 성사시키면 여당의 위력이 크게 평가받을 것이다.

그러나 일당 체제에 대한 역기능도 있다.

견제 세력이 없어 집권 제1당이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정치 경제적으로 부패해도 이를 지적하거나 비판할 수 있는 경쟁상대가 없다.

오로지 정당 내부에서 공익제보와 같은 내부자가 나와야, 잘못된 정책을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역기능 중의 하나는 심각한 견해 차이다.

주요 정당 간에 지나친 경쟁이 이뤄지면 불필요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례로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메카를 놓고, 긍정적으로 보는 여권과 새만금 태양광으로 보는 야당이 있다.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에 대해서도 여권은 이를 ‘보류’로 보고, 야당은 이를 ‘무산’이라고 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한국GM 군산공장 가동 중단 등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해서도 여권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고 반면 야권은 무능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두 가지 면을 감안해 보면 일당 또는 다당제에 따른 역기능과 순기능이 모두 있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잘 조화시키면 지역 발전을 위한 에너지로 만들 수 있다.

강력한 여당과 이를 견제하는 야권이 상존하면 최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이 인물을 선택하느냐 또는 정당 위주로 투표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그 차이가 일당 체제 아니면 다당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북은 인물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영남이나 광주전남 등 경쟁지역과 비교할 때 인물이 없는 것도 아니다.

왜소한 전북 인구, 경제 규모를 감안해 보면 전북 출신의 여당 대선 후보와 국회의장을 만들어낸 건 대단한 일이다.

한 때는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집권 당의 중심을 이루기도 했었다.

이들이 잘했느냐, 못했느냐, 어떤 역할을 했느냐에 대한 평가는 후세 사가들의 몫이다.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말처럼 중요한 건, 실제로 표심이 작동해야 한다.

내년 총선거를 통해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고, 자신보다 당을 생각하며, 선배를 존경하고 후배에게 양보하는 아량을 가진, 그리고 중앙 무대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그런 인물이 누구, 누구인지는 지난 4년간 전북 정치를 지켜 본 도민들은 충분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김일현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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