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탄생역사 46억 년 중에서 본격적으로 생물체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간은 41억년이 지난 후였다.

지금부터 5억 년 동안에 지구생물의 대멸종이 5차례가 있었다.

가장 가까운 대멸종은 약 6,500만 년 전 지름 100 km의 운석이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떨어져 공룡 전체를 비롯한 생물 종 75%가 멸종했다.

또 하나의 최대 멸종사건은 약 2억5,000만 년 전 페름기 말 멸종으로 러시아 지역의 화산 폭발로 인해 지하에 묻혀있던 대부분의 석탄, 원유가 거의 1,000년 동안 화재에 휩싸여 지구상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50% 이상까지 치솟았고 바닷물의 온도가 평균 40℃가 넘었다.

이로써 바다 생물 종의 96%, 그리고 육지 생물 종의 70%가 멸종하였다.

이들 5차례 대부분의 멸종이 자연재해에 의해 이뤄졌다, 현재 지구역사를 연대기로 표기하면 신생대 제4기 충적세인데 이는 정확히 1만 500년 전에 빙하기가 끝나고 현재 간빙기 즉, 지구의 날씨가 온난하며 앞으로 약 6만 년 동안 계속해 따뜻한 날씨가 유지되다가 다시 빙하기가 들어선다.

어떻게 보면 지구의 기후 상태가 가장 좋은 때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은 현세를 충적세로 부르기보다는 현재 인류가 우리 지구에 저질러놓은 환경파괴 즉,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연소, 프레온가스에 의한 북극오존층의 파괴, 매연과 공해의 증가 그리고 폐플라스틱 쓰레기들의 무분별한 투척으로 500년 이내에 지구생물들의 50%가 멸종하는 이른바 제6번째 대멸종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를 충적세 다음의 연대기로 “인간세(人間世, Anthropocene)” 또는 “인류세(人類世)”라고 불리워 인간들을 대멸종으로부터 경각시키자는 운동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환경 파괴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 중의 하나인 폐플라스틱의 해양투기는 벌써 임계점을 지나 더 우리 인간이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2050년이 되면 바다에 생존하는 모든 생물의 개체 수가 바닷물에 떠다니는 폐플라스틱의 숫자가 동일할 것이라고도 예견한다.

현재 매년 천만 톤가량의 폐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청정지역이라고 여겨졌던 제주도 앞바다마저 바다속에는 떠다니는 폐비닐로 인해 더 이상 물고기와 바다생물이 살수가 없는 지경에 이른 곳도 많다.

따라서 이제는 민간차원이 아닌 범국가적, 그리고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운동이 아닌 강제적 규제로 나서야 될 때가 온 것이다.

어쨌든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여 폐플라스틱 배출을 줄여야 한다.

몇 가지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들면 다음과 같다.

우선 에코백을 생활화해야 한다.

현재 큰 매장에서는 비닐봉지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모든 시장을 보는 가정주부들을 좀 불편하더라도 에코백을 가지고 장을 보러 다니는 것을 생활화하고, 재활용 또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지퍼백들의 사용을 장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 비닐 봉지도 생분해성 비닐 소재로 제조해 땅속에 들어가면 썩게 해야 하며 이를 점점 확대해야 한다.

또한, 국내의 폐플라스틱 고부가가치화 재활용률이 5%에 머물고 있는데 대폭 늘여야 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외국의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이 높은 국가를 선택해 벤치마킹해야 한다.

유럽 쪽의 몇몇 국가는 50~60%에 이른 곳도 있다.

그렇게 해 분리수거 효율을 높이고 수거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높여야 할 것이다.

현재 폐플라스틱 쓰레기의 많은 부분이 생수병이다.

코카콜라만 현재 1년간 생산하는 페트병은 1,100억 개를 사용하는데 현재 이의 재활용률은 7%에 그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페트병은 1년에 4,800억 개에 이르고 있다.

또한, 비닐봉지는 한국인 1인이 연간 460장을 사용한다.

전체 연간 사용량이 200억 장을 넘는다.

이러한 폐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일단 줄이고 재활용을 높여야 한다.

최근에는 일회용 빨대를 대나무나 쌀, 카사바 등의 생분해 재료로 만든다든지, 게 껍데기 추출물인 키토산을 이용해 썩는 비닐 등의 개발하는 연구가 한창이다.

또한, 스티로폼을 먹어치우는 애벌레 “밀 웜”을 발견했다든지 나방 종류를 발견했다는 보고도 있다.

플라스틱 소재를 분해하는 효소에 대해서도 계속 연구 중에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현재 연구 중에 머무르고 있어서 과학적인 실마리나 원리를 제공하여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 성공해 제공한다 하더라도 이를 실용화하기에는 요원하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한다.

이러한 국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줄이는 근본적인 방법은 오로지 사용량부터 줄이는 길밖에 없다.

규제와 교육·계몽을 통해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으로 수거율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는 우리 인류가 자초해 폐플라스틱을 무단으로 투기해 지구생물체를 멸종시켰다는 ‘인간세’를 더 이상 물려줘는 안 된다.

/강길선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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