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거리의 풍경마저 바꾸고 있다.

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이 더 찾아보기가 어렵다.

전주한옥마을과 객리단길 등 여행객의 발길로 붐비던 여행지와 음식점, 상가 등은 찾는 이가 줄어 온기마저 없어진 느낌이다.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마트와 약국 등은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소비가 줄면서 영세상인들은 울상이다.

확진환자가 다녀갔다는 음식점 등은 즉시 소독해 소독이 되지 않은 곳보다 더 안전한데도 단골들의 발길마저 뚝 끊기면서 이제는 생계를 고민해야할 처지다.

이처럼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영세상인들의 고통을 분담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와 위기를 함께 극복하겠다는 전주형 상생실험인 착한 임대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주형 상생실험이 처음 시작된 곳은 임대료 인상으로 원주민과 임차상인들이 내몰리는 둥지내몰림 현상(젠트리피케이션)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던 전주한옥마을이다.

전주한옥마을 건물주들은 코로나19로 급격히 위축된 한옥마을 상권 위축과 매출 감소 등 임차인의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는 전주시의 요청에 화답해 임대료 인하를 결정했다.

14개 건물주가 상생선언으로 앞장서자 전북대대학로, 모래내시장, 풍남문 상점가, 구도심 건물주 등 64개 건물주가 동참했다.

이들 건물주들은 3개월 이상, 5~30% 이상의 임대료 인하를 약속했다.

이후에도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한 건물주들도 많다.

전주에서 시작된 상생실험인 착한 임대운동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주시와 전주지역 건물주를 꼭 집어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소비 위축과 매출 감소, 지역 경제 침체를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거듭 찬사를 보내면서 전국에 알려졌다.

이후 정치권과 정부부처 등에서도 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 우수사례로 전주를 손꼽으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서울로 부산으로 광주로, 전국각지로 퍼져 착한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내가 잘 살고 내가 행복할 때 곁에 있는 친구보다는 위기에 처하거나 어려울 때 손을 내미는 친구가 더욱 값지고 오래간다.

이미 전주시민과 대한민국 국민들은 IMF 때 금모으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경제가 어려울 때, 국가적 위기상황과 재난이 닥쳤을 때 십시일반 힘을 모아 극복해왔다.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19 위기도 힘을 하나로 모으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물론 시민 개개인이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키고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전제되야 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손을 잡고 힘을 모으면 거칠게 다가오던 위기의 파도는 잠잠해진다.

고비를 넘기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고 성장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전주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그리고 멀리’ 가는 가장 인간적인 도시를 꿈꾸고 있다.

전주가 정부의 수소경제 시범도시로 선정이 돼서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이끌게 된 것도, 글로벌 관광도시로서 국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것도 의미가 있고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전주가 가장 인간적인 도시, 시민들이 행복한 도시가 되기 위한 시작과 끝은 ‘함께’라는 공동체 복원에 달려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이 시기를 ‘함께’와 ‘상생’이라는 공동체정신으로 힘을 모아 극복해나가자.

/김병수 전주시 신성장경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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