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재단 문화예술육성
지원 단체-예술가 382건발표
심사역량-지역전통지식고려
못해-전주재단무더기참여도

전북문화관광재단은 ‘2020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서 선정된 단체 및 개인예술가 382건을 발표했다.

올해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은 문화예술창작지원(육성형, 심화형), 문화예술기반구축지원, 청년예술창작지원 총 3개 지원 분야로 구분해 문학, 미술, 공예, 사진, 서예, 음악, 무용, 연극, 전통, 다원 등 10개 장르에서 총 768건이 접수됐고, 13억 7,900만원의 공모금액에 대한 심사가 이뤄졌다.

이번 심사는 예술의 수월성, 계획의 충실설과 타당성, 신청자의 실행역량, 해당분야 발전기여도와 파급효과 기준으로 진행됐으며 군 단위 가산점과 최초지원 가산점이 부여됐다.

심사 결과 문화예술창작지원(육성형)에 244건, 문화예술창작지원(심화형)에 59건, 문화예술기반구축에 40건, 청년예술창작지원에 39건의 사업이 선정돼 총 382건으로 49.7%의 선정률을 나타냈다.

장르별로 살펴보면, 문학 96건, 미술 58건, 공예 12건, 사진 14건, 서예 15건, 음악 72건, 무용 11건, 연극 20건, 전통 51건, 다원 33건이 최종 선정됐다.

특히 청년예술 창작지원 분야의 경우 전체 예산의 10%를 의무 배정하여 총 39건을 대상으로 총 1억 4,100만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 심사결과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심사위원 선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재단은 심사위원 풀을 구성한 채 장르별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심사위원을 선정했다.

무작위 추첨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이란 게 재단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장르에서 적절한 인사가 선정되지 못하면서 무작위 추첨이 객관성을 담보하기는커녕 오히려 비객관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심사위원의 심사역량, 주거지 문제, 지역문화에 대한 정통지식 여부 등을 고려하지 못한 탓이다.

연극의 경우 도내 심사위원으로 2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 중 한 명은 면접 심사 대부분에 참여하지 못했다.

신청단체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심사회피제를 신청한 것이다.

또 다른 도내 한 명은 도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주소지가 전북이란 이유로 도내에 포함됐다.

무늬만 도내인 것이다.

결국 연극 분야 면접심사 대부분은 심사회피를 한 심사위원을 제외하고 전북연극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도외 심사위원들 2명만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 연극인은 “한 명은 심사회피로 불참했고 얼굴도 모르는 심사위원 2명과 면접을 봤다”며 “심사 결과를 보니 웃음만 나온다”고 말했다.

전통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통분야는 도내에서 두 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 중 한 명은 서울에서 활동하다 최근에야 전북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지역 전통분야 심사를 볼 정도로 잘 알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전통분야는 지역 심사위원 1명에 불과한 채 3명의 도외 심사위원이 심사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도외 심사위원의 대거 참여는 단체 선정에 커다란 맹점이 있다.

해당 단체의 과거 활동실적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심사서류를 잘 꾸미고 언변에 뛰어난 지원단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다.

‘공연은 형편없는데 서류만 잘 꾸미면 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분야에서는 도내지만 심사를 볼 무게감이 부족한 사람이 심사로 참여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사를 받았던 해당 분야 전북협회장이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도내 심사위원으로 왔다는 증언까지 나올 정도다.

이 협회장은 “명색이 전북협회장인데 내가 모르는 사람이 도내 소속으로 심사를 보더라. 이 심사위원이 우리 분야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매우 궁금했다. 최소한 피심사자가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심사를 봐야한다. 예상했지만 심사 결과는 최악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주문화재단에서 무더기로 이번 심사에 참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전주문화재단 상설공연단 소속은 다원분야, 문화진흥팀 소속은 미술분야, 전주한벽문화관 소속은 음악분야, 콘텐츠사업팀 소속은 무용분야 심사에 참여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로, 아무 생각 없이, 필터링 없이 무작위 추첨을 한 결과다.

‘도내에 전주문화재단 외 심사위원 후보가 없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문화예술계 다수의 예술인들은 “심사위원 선정이 객관적 심사결과의 첫 걸음이다. 심사위원 선정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우리 지역 사정에 해박한 사람이 선정의 기본 이유가 돼야 한다”며 “피심사자가 인정하기 어려운 심사위원 선정은 그 결과에 대해 불만을 유도하게 된다. 적정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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