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전주 서신동의 한 음식점에서 반가운 지인들과 저녁을 했다.

모처럼 만남이어서 술잔도 몇 잔 돌고 분위기가 좋았다.

특히 모임 장소를 정하기 전에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음식점이 많이 비었다고 하니 그 집 매상이라도 올려주자”로 의기투합한 상태여서 여유있게 약속 장소로 갔다.

그러나 웬걸~.

음식점은 빈 자리가 없었다.

그나마 지인이 미리 전화했던 관계로 출입문 바로 옆에라도,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술자리 중반까지 손님들이 출입문으로 계속 드나들고 문이 열릴 때마다 찬바람이 쑥쑥 들어와 술이 취할 틈이 없었다.

더욱이 손님들로 꽉 차 있어서 음식점 안은 시끌벅적, 옆 지인이 뭔 말을 하는 지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술자리이니 마냥 “좋은 말일거야” 라고 생각할 뿐, 고개를 연신 끄덕이면서 술잔을 기울였다.

이날 저녁 자리에서 놀란 건, 이 곳은 ‘코로나19’ 무풍지대라는 것이었다.

요즘도 이렇게 손님이 많으냐고 묻자, 사장은 “손님이 많이들 오신다”고만 말한다.

어려운 이 시기에 예약을 안 하면 가기 어려운 곳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개인 마스크도 쓰고 물 티슈도 사용하고, 국자로 각자 개인접시에 음식을 뜨는 등, 기본적인 식사예절은 모두 잘 지켰다.

그런데 그 근처 음식점에도 손님이 ‘바글바글’ 했다.

평소 유명한 집이라고 하는데 코로나19에도 불구 사람 입맛이 이 곳으로 몰려들게 했나 보다.

이들 몇 음식점이 코로나19 속에서도 어려움을 덜 타는 건 음식 맛이라든지 손님의 충성도라든지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나라에서는 지역 상권을 살리자며 모임을 장려했다가, 이제는 또 모임을 자제하라고 했다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애매모호하지만 어떻든 이 곳의 맛집들은 코로나19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정치는 바로 이런 음식점 사장과 같은 이들이 해야 한다.

자기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경제적 보상을 잘 해 주는 이들이 전북을 이끌어가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지역을 풍성하게 만드는 게 바로 역량있는 정치인의 역할이다.

전북은 지난 수십년간 낙후, 홀대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타 시도에 비해 불리한 지리적 여건, 인구 수의 열세, 열악한 경제기반 그리고 유력 정치인의 부족 등 여러 요인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김원기, 정세균, 정동영, 유성엽 등 중앙 정치 파워가 있는 이들이 전북 전면에 나서면서 지역 발전 기틀을 다져놓았다.

특히 지난 4년간의 전북 정치는 크게 성장했다.

도민들의 전략적 투표 덕이었다.

도민과 유권자들은 지난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절묘하게’ 의석을 배분해 전북 정치사상 유례없는 다당제를 만들어냈다.

이어 2017 대선에선 문재인 정부 출범에 크기 기여했다.

이로 인해 전북은 십 수년 간 지지부진했던 새만금공항 건설의 기반을 구축했다.

문 대통령은 전북은 친구라고도 표현했다.

과거 보수정권 시절에는 전북 출신 장관 차관을 찾기 어려웠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전북 인사들은 정부부처 인사에서 대약진했다.

이번 4.15 총선에서도 도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유능한 인물을 선택하는 건 기본이고 전략적으로 투표해야 한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음식점을 잘 이끌어가는 주인처럼, 그런 인물을 선택해야 전북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

누가 전북 발전에 가장 적합한 인물인지를 꼼꼼하게 따져볼 시점이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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