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새활용인가  

어딘가 어색하고, 고무냄새도 나는 듯한, 게다가 누군가 사용한 것 같은 느낌의 가방.

그것이 바로 전세계를 대표하는 새활용 브랜드 ‘프라이탁’에 대한 첫 인상이었다.

스위스의 가방 제조업체인 ‘프라이탁’은 1993년 설립되어 낡은 트럭용 방수천막과 안전띠 등으로 가방을 만든다.

폐품으로 만든 가방이지만 내구성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 20~30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가방 하나에 수십만원이 넘는 ‘명품 대접’을 받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폐품에 새활용이라는 가치를 부여해 ‘세상에 하나뿐인 가방’이라는 호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라이탁’은 왜 새활용에 주목한 것일까.

급속한 현대화를 거치면서 폐기물 배출량도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어 폐기물을 수거해 단순 재활용에 그치는 리사이클링으로는 더 이상 생활쓰레기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자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때 등장한 새로운 대안이 바로 ‘새활용’(up-cycling)으로 이는 버려진 제품에 새로운 디자인과 가치를 더해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으로 생산해내는 방식인데, 환경보호와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미래형 자원 순환 방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전주형 자원 순환의 첫 단추, 새활용센터를 통해 꿰다  

우리시는 지난해 말 선미촌에 새활용센터 ‘다시 봄’을 조성한 바 있다.

도내 최초 새활용 관련 시설인  ‘다시봄’의 가치는 무엇보다 폐자원이 상품으로 재탄생할 전진 기지라는 점에서 환경적·경제적 의미가 크다 하겠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부터 수도권내 디자이너 그룹을 중심으로 새활용 분야가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그간 지역에서는 이벤트성 체험 행사만 간간이 진행됐을 뿐 새활용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산업화 등은 거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시는 ‘다시 봄’을 폐자재 및 폐제품을 수거해 가공, 생산·판매까지 새활용 산업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자원 재순환의 생활밀착형 복합공간으로 키워 전북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새활용의 도시로 발돋움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 ‘프라이탁’이 새활용을  

상징하는 해외 브랜드라면 ‘다시 봄’이 새활용을 상징하는 대한민국, 더 나아가 ‘프라이탁’과 견줄 콘텐츠로 자리잡게 하려는 것이 전주시의 비전이다.

우리시는 이를 위해 ‘다시 봄’의 콘텐츠 개발과 함께 새활용 문화 확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활용 저변이 아직까지 넓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다시 봄’을 통해 생활 밀착형 새활용 교육과 체험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새활용이 단순한 경향이 아닌 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실 생활과 밀접한 새활용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하는 데 ‘다시 봄’이 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가칭 ‘새활용 창의교실’을 운영해 전주형 새활용 정책에 창의성을 더하고 어릴 때부터 새활용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을 하여 새활용 철학이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새활용 가치를 산업화 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 중에 있다.

‘다시 봄’에 입주할 예정인 공방(7개소)을 통해 제품 개발과 전시에 주력하고, 개발된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까지 강구해, 단순히 환경적인 기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활용 자체가 경제적 이익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전국에 보여 주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한편 우리시는 지난 5.26에 새활용센터 민간위탁 동의안이 통과됨으로써 본격적인 새활용 정책을 펼치는 데 큰 힘을 얻은 바 있다.
 

 


# 지역의 프라이탁을 꿈꾸며  

전주가 이끌어 나갈 자원 재순환의 방향은 시민과의 접점에서 찾을 계획이다.

시민과 괴리된 새활용은 생명력이 짧을 수밖에 없으며 그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주요 소재들을 발굴해 그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새활용 문화를 확산시키는 한편, 전주만의 특화된 새활용 제품의 유통망을 확보해 전국에 전주형 자원 재순환의 가치를 알리는 일이야 말로 새활용센터 ‘다시 봄’이 되새겨야 할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제 첫 단추를 꿴 새활용센터가 전주시민 누구나 새활용을 쉽게 접하고, 새활용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장 설 계획이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프라이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새활용 대표 브랜드로서의 전주로 우뚝 솟을 날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민선식 전주시복지환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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