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은 최근 전북도의회가 의결해 통보했던 ‘전북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에 대한 재의요구서를 도의회에 송부한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번 개정 조례에는 전북도교육청 6개 직속기관(전라북도교육연수원, 전라북도과학교육원, 전라북도교육연구정보원, 전라북도학생수련원, 전라북도학생해양수련원, 전라북도유아교육진흥원) 명칭에 담긴 ‘전라북도’를 ‘전라북도교육청’으로 세 글자를 삽입하고, 전라북도교육문화회관과 마한교육문화회관은 소재하고 있는 시(市)의 이름을 넣어 각각 전주교육문화회관, 익산교육문화회관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도교육감에게 부여된 기관설치․운영 및 명칭제정권을 침해한 점, 집행기관이 수 차례 부동의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도의회가 조례를 개정 발의한 것은 견제의 범위를 벗어난 사전적·적극적 개입인 점, 명칭 변경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는 불명확한 반면 8억 원 이상의 교육예산이 낭비되는 것은 명확한 점, 도내 많은 교육 및 시민사회단체가 성명서 등을 통해 명칭 변경에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 도의회에 재의요구 이유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전북교총, 전북교사노조, 공무원노조 등의 성명서에 이어,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북지부 등 12개 산하단체로 구성된 전북교육개혁과 교육자치를 위한 시민연대의 성명서가 계속 잇따르면서 전북도의회의 전북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변경 ‘반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간 경주시와의 자매결연과 익산 고도지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익산고도의 역사․문화발전에 초석을 다져오는 데 일익을 담당하던 (사)마한백제민속예술제전위원회까지도 역사성 무시 행위를 지적하며, 마한교육문화회관의 명칭변경 조례 의결에 강력반발하고 나서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익산신문(20.5.27), “마한교육회관 명칭변경, 역사성 무시 행위”, △익산투데이(20.5.22), “마한교육문화회관이 어때서? 명칭변경 논란”).

이 같은 여론은 이번 개정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진형석의원이 명칭 변경의 근거로 제시한 ‘일반도민 여론조사’에서 이용자의 혼란을 줄여 교육수요자의 편의를 높이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상 직속기관들 중 6곳의 이용자는 일반도민이 아닌 교직원, 학생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인데도 불구하고 주 이용자 대상이 아닌 일반도민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차용해 교육 직속기관 명칭을 바꾸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직속기관별 2019년 주요사업 및 시설이용자들 중 학생과 교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교육연수원 100%, 유아교육진흥원 99.5%, 연구정보원 98.6%, 학생수련원 93.6%, 해양수련원 93.4%, 과학교육원 76.4%, 마한교육문화회관 54.8%, 전북교육문화회관 54.4% 순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직속기관은 물론 도내 교육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도 성명서 등을 통해 반대 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면서 “이처럼 명칭 변경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현업기관이나 지역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전북도의회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병창기자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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