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예술단 뮤지컬공연
조정래 대하소설 모티브
일제강점기 김제 만경배경
민초들의 수난-투쟁사담아

전주시립예술단 연합공연 뮤지컬 ‘아리랑’이 오는 7월2일부터 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을 모티브로 한 이번 작품은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한과 애한을 담아내고 있다.

소설의 배경은 김제 만경 ‘징게맹갱’으로 우리 지역의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이 민족의 수난과 투쟁을 대변하는 소설의 중심축이거니와, 민족의 소중한 유산이며 지역은 물론 우리 민족이 잊어서는 안 될 대하소설 ‘아리랑’을 전주시립예술단의 연합 뮤지컬로 재해석 하고 있다.

원작소설은 12권으로, 일제침략부터 해방기까지 우리 민족의 투쟁과 이민사를 다룬 작품으로 원고지 분량만 2만 매에 다다르는 실로 방대한 대작이다.

소설 전체를 무대화 하기란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등장인물과 스토리 모두를 담아내는데 주력하는 한편, 한국을 대표하는 곡 ‘아리랑’을 포함한 다양한 음악과 노래가 작곡 되어 합창단과 교향악단, 국악단의 섬세한 터치로 연주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또 뮤지컬배우 서범석, 이혜경, 국립창극단의 간판배우 이소연, 오페라가수 오요환을 비롯해 시립극단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가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은 구한말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본인들의 착취와 친일파의 만행 속에 수많은 농민들은 졸지에 땅을 빼앗기고,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총살당하거나 징역을 산다.

개화사상을 지닌 송수익과 신세호, 승려 공허는 외세에 대항하여 의병항쟁에 나선다.

의병의 기세가 날로 쇠퇴해 지자 만주로 간 송수익은 한인촌을 만들어 독립군을 지휘하고 수많은 전과를 올린다.

허나 송수익과 신세호, 공허는 물론 오로지 조국의 독립에 몸 바쳐 전투에 나섰던 송수익의 아들 송가원과 며느리 옥비, 지삼출, 손판석, 필녀, 수국도 장렬한 전사를 맞는다.

일본이 패망하자 해방이 되긴 했지만 또 다시 만주에 살던 한인들의 땅을 빼앗고 목숨을 위협하는 중국인들.

해방이 되긴 했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한인들에게 닥친 현실은 광활한 만주로의 유랑 길인 것이다.

110년이 지난 오늘 조선이라는 나라는 온전히 사라지고, 그 자리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두 나라가 세워졌다.

대한민국은 세계 일류 국가들과 어깨를 겨루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100년 전 만주벌판으로 사라져 갔던 독립군의 후손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1945년 8월 15일 그때를 ‘해방’이라고 부르지 않고, ‘사변’이라 부르며 살고 있다고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는 말한다.

혹자는 100년 전의 쓰라린 상처를 드러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과거의 슬픔은 곧 현재와 미래의 슬픔이다.

다만 그 슬픔의 형태가 다를 뿐이다.

예술가들은 고통과 슬픔 속에서 예술적 혼을 찾는 사람들이다.

그 혼은 질곡의 언덕 너머에 있다.

고난과 질곡의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것을 그들은 마다하지 않는다.

이종훈 연출은 “2020년에 접어들어 이번 작품은 피눈물로 얼룩진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묻고 싶었다. 진정한 치유와 존엄성 회복을 위해 우리가 지금 할 일은 무엇인가를”이라며 “대하소설 12권을 요약해 150분 내외의 뮤지컬로 구성하다 보니 많은 부분들이 축약되고 생략된 점은 아쉽다. 연습과정을 묵묵히 함께한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