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삶을 떠받칠 제3의 장소가 필요하다. 제1의 장소인 가정, 제2의 장소인 일터 혹은 학교에 이어 지역사회에서 마음 편하게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중요하다.”

미국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의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올해의책’으로 선정된 저서 「제3의장소」에서 주장한 말이다.

개인주의의 삭막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동체 사람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장소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빠르게 변화되는 현대사회의 바쁜 생활을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없다.

필자 또한 평일에는 가족간에 만나서 대화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물며 시간을 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장소로 떠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일상생활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버스 승강장을 대상으로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유하며 공동체로 행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제3의장소’를 조성하고 있다.

시내버스는 66만 전주시민의 발이 되는 수단으로 천여개가 넘는 시내버스 승강장이 있다.

버스 이용객이 하루 14만명에 달하는 대중교통의 하나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는 출근길, 등굣길을 도와주고 지친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퇴근길, 하굣길로 이용되는 일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도시와 마주하는 첫 번째 공간으로 도시의 첫 인상을 느끼는 곳이 이곳 버스 승강장이다.

이런 공간을 단순히 버스를 기다리는 공간이 아닌 쉽게 다가가고 편안하게 이용되며 휴식공간으로 찾을 수 있도록 조성하기 위하여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예술작가들과 협의하며 때론, 지역 업체와도 협업하여 각 버스 승강장 시설물을 예술적이고 편리한 쉼터 공간으로 만들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주 3.1운동 발상지인 신흥학교 앞 승강장을 3.1운동 100주년 기념 승강장으로, 한옥마을을 이어 또 하나의 전주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팔복예술공장을 표현한 승강장으로, 전주 노송동의 천사마을에는 얼굴 없는 기부천사를 상징하는 승강장으로, 전라고, 사대부고 등 학교 앞에는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승강장으로 꾸미는 등 도심 곳곳에 역사적이며 지역 특색을 살리고 의미있는 예술적인 승강장 시설물을 설치하여 지역주민들의 의식 고취 및 관광거점 도시인 전주의 위상에 힘을 더하고 있다.

예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이용객들의 편리함에도 힘썼다.

밀폐형 및 쉼터형 공간 조성, 공기청정기, 음수대를 설치하여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에서 보호될 수 있도록 조성하였으며 탄소발열의자, 에어커튼, LED조명을 설치하여 사계절 대중교통을 이용함에 있어 편리성을 높이고, 장애인알림벨, 점자 및 유도블럭을 설치하여 교통약자도 대중교통을 이용함에 있어 불편함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올 하반기도 전주시는 기린대로 전북대학교 및 병무청 등 4개소에 문화와 쉼이 있는 예술 있는 승강장을 조성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이런 시설물을 곳곳에 마련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상에서의 여유와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제3의장소’가 되기를 바래본다.

/이강준 전주시 시민교통본부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