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갑작스런 폭우로 인해 도시전체가 혼란스러웠다.

농작물와 가옥이 물에 잠기고, 도로가 파손되고 물에 잠가고 차에 물이 차오르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엄청난 혼란이었다.

물난리가 난 지역의 현장을 돌아보니 가관이다, 완충녹지로부터 토사 유입과 나뭇잎들의 유입이 뻔히 예상됨에도 대비하지 않아 도로에 물이 허리까지 차올라서 달리던 차가 멈추고 사고가 났다.

똑같이 재포장한 도로인데 어느구간은 멀쩡하고 어느 구간은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다.

심지어 같은 위치의 도로인데 한쪽은 멀쩡하고 다른 한쪽은 파손되어 있다.

담당부서의 관리소홀, 업체의 문제, 예산의 한계, 공사기일의 촉박함 등 여러 원인을 따져볼 수 있겟지만 아마도 기본을 바로 세우고 원칙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수지위물야(流水之爲物也)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 ‘흐르는 물은 구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법이다’."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 上)>) 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거대하게 흐르는 물줄기도 구덩이를 만나면 구덩이를 먼저 채운 후에 앞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기본원칙을 먼저 세우고 작은것부터 단계별로 충실하게 성과를 얻어가지 않는다면 크고 화려한 성과나 결실은 기대하기도 어렵고, 설령 성과가 얻어진다 한들 탈이 나기 마련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제야 ”기본을 바로세워야 한다“ ”원칙에 충실하라“고 주문하지 말고 애초에 처음부터 우직하게 정도를 고집해야 한다.

도시 정책도 마찬가지다.

생태도시 미명하에 첫마중길, 충경로 문화거리 조성, 한옥마을 관광 트램 도입, 공영자전거 확대 같은 정책을 우후죽순 격으로 남발할 일이 아니다.

특히나 교통정책이나 도로 관련 정책은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정책을 수립해서는 안된다.

전주시 전역에 걸쳐 교통 총량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고 분석 결과에 따라 지속가능한 교통물류 발전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는 확대하면 되고 상대적으로 적은 도로는 축소하거나 첫마중길 같은 도로를 만들면 된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구간을 중심으로 버스 간선축을 형성해 대중교통을 확대하고,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구축하고, 교통량이 적지만 필요한 곳에 마을버스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교통물류정책의 기본을 바로 세우기 위해 지금이라도 전주시장은 “전주시 지속가능 교통물류체계 기본 조례”에 지역의 지속가능 교통물류체계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민과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교통물류정책의 기본이 될 10년 단위의 지속가능 전주시교통물류 발전계획을 수립하기를 바란다.

또한 발전계획 시행을 위한 연차별 시행계획을 매년 수립하고, 연차별 시행계획의 이행여부 평가를 위해 교통물류체계의 지속가능성 측정, 평가, 관리 지표를 선정하여 매년 지속가능성 조사 및 평가를 이행해 가기를 바란다.

/김진옥 전주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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