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에도 개별공연 못벗어
주체성 실종-출품작 수준
편차 심해··· 평가위도 부재
장소-기간한정 무리수작용

2020 전북공연예술페스타가 23일 막을 내린 가운데, 전북공연예술페스타 무용론이 공연계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4년 가깝게 행사를 진행했지만 당초 기대했던 소기의 성과를 얻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제한된 기간과 한정된 장소에서 진행하다보니 집중도와 시너지 효과 대신 혼란스러움만 가중되면서 공연계 현장은 볼 멘 소리만 터져나오는 실정이다.

전북공연예술페스타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지난 2017년 처음 진행됐다.

기존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팀들을 모아 한 장소, 제한된 기간 내에 모아 페스티벌 형식으로 시도한 것이다.

당초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을 받은 예술단체들은 각각의 장소와 시간대를 택해 개별적으로 진행해 왔다.

첫 해엔 전북무대공연작품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마련됐고, 이듬해부턴 전북공연예술페스타란 이름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 장소에 동시다발로 작품을 올리면 장르별 우수작품을 한 번에 관람할 수 있고, 작품별 비교관람도 가능해 통합형식이 개별공연보다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재단은 기대했다.

하지만 첫 해에부터 여기저기서 삐긋거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우선 축제란 형식을 띠었지만 페스티벌 주체 실종이다.

재단은 행사를 마련하면서도 전혀 준비를 하지 않아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극히 드물 정도였다.

참가 팀들도 페스티벌보다는 자신들 개별공연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더구나 동시에 소리전당에서 진행하다보니 선호하는 공연장 비선호 공연장이 극명하게 나타나면서 공연장소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여기에 한날 동시에 공연을 하다보니 관람객들에게 공연 선택의 여지를 부여하지도 못했다.

재단은 이후 홍보영상물을 제작하고 SNS에 올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진행했으나 온전한 페스티벌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란 복병까지 만나면서 그 심각성은 더욱 가중됐다.

공연장소를 소리전당에서 벗어나 공연단체에 자율권을 줬으나 뒤늦은 결정으로 공연장 섭외에 우왕좌왕했고, 소리전당은 전당대로 단체들이 이탈한 것에 대해 불만이 나왔다는 소리까지 들렸다.

여기에 재단은 행사의 홍보영상 제작이나 평가위원 등을 두지 않는 등 방관자 모습을 보이면서 페스타에 대한 의지가 없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올해 출품작 역시 수준 편차가 심해 작품 선정시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또 제기됐다.

같은 날 다수의 작품이 무대에 올라 모든 공연 관람은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일부 작품들은 수준이 평균 이하라는 평이 나왔다.

눈에 띄는 작품은 판소리앙상블 하랑가의 ‘콜비츠와의 대화’, 널마루무용단의 ‘연향의 터’, 뮤지컬수컴퍼니의 ‘꼬레아 우라’ 등이 올랐다.

판소리앙상블 하랑가가 선보인 소리극 ‘콜비츠와의 대화’는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1인 모노드라마 형태로, 판소리 대중화 뿐 아니라 이 시대 소리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더구나 비슷한 제작비로 1회 공연에 그친 다른 팀들에 비해 이들은 2회 공연을 마련하면서 무대에 대한 높은 열망과 함께 관람기회를 확대했다는 평을 받았다.

널마루무용단이 선보인 ‘연향의 터’는 도내 중견무용팀의 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전라감영 복원을 기념해 제작된 이번 무대는 몸짓으로만 단순하게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넘어 스토리를 가미해 이해도를 높였고, 화려한 군무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뮤지컬수컴퍼니의 ‘꼬레아 우라’는 지역에서 보기 드문 대형뮤지컬을 소개했다.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이번 무대는 수많은 출연진들이 대형무대를 메웠고, 다이나믹한 사운드와 노래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너무 큰 음향이 공연완성도를 높이는 데 옥의 티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외 관람 가능했던 나머지 공연들은 평균 수준 또는 그 이하를 보여줘 작품선정에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년에는 보지 못한 풍경도 벌어졌다.

일부 공연은 당초부터 온라인과 무관중 공연으로 결정한 데 이어, 마지막 날인 23일 공연은 코로나19 정부지침에 따라 무대에 올리지 못하게 됐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전북공연예술페스타의 내년 진행 여부는 현재로서 미지수인 상태다.

당초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페스타가 장소기 기간을 한정한 채 진행을 하면서 무리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무대제작 지원작품들을 페스티벌이 아닌 예전 형식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페스타가 필요하다면 다른 지원장르에서 찾아볼 것이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