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한민국이 위치하고 있는 조선반도는 지정학적으로 평화롭지 않은, 즉, 전쟁이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 수천년에 걸쳐 가슴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해오고 있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가 서술된 이래 조선반도 역사서에 공식적으로 기술된 전쟁의 횟수는 약 980회 정도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2,000여 년 역사 속에서 6·25 동란급과 같은 전쟁의 숫자가 900회였다니 대략 2년에 1번 꼴로 전쟁이 일어난 격이다.

이들 전쟁은 모두 다가 외침(外侵)이다.

즉, 일본과 중국으로부터의 외침이다.

우리가 외국을 쳐들어간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를 우리 한국사에서는 평화를 숭상하고 하얀 것을 좋아하는 백의민족이라고 표현을 하나, 나쁘게 표현하면 국력자체가 외국을 상대로 전쟁을 미리 걸 수가 없는 구조이거나, 돈이 없거나, 지도자가 무능하였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중국·일본의 침략 중에서 중국의 칭기즈칸 원나라의 침략, 병자호란, 그리고 임진왜란과 경술국치에서는 거의 국가의 존재마저 위험했다가 결국 한일합방에 의해서 대한 제국이 멸망한다.

이도 모자라서 1950년에는 동족상잔의 6·25 전쟁까지 일어난 어떻게 보면 우리 대한민족의 씨가 마르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연명해 나왔다.

이렇게 지난 2,000여 년 동안의 외침의 역사에서 우리 백성들의 삶은 말 그대로 초근목피로 연명했다.

보릿고개와 기근과 아사 등의 “배고픔“과 관련되는 단어들은 최근인 1980년도 중반에 와서야 끝날 정도로 우리 민족은 가난과 굶주림에 고통을 받았던 것이다.

전체적인 세계사적 구도에서 보면, 우리 조선반도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영향이 멀어지면서 그래도 배곯지 않고 사람답게 살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나아가서 이를 발판으로 삼아, 굶주림의 탈출에서 더욱 더 분발해 최근의 “K-”라고 불리는 모든 영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가 G7 회의에 대한민국도 초청하라는 제안을 하자 독일과 일본은 공식적으로 반대할 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올라간 것도 사실이다.

한편 1980년도 중반,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선언으로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이후에 러시아의 자리를 중국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간에 세계를 지배하는 슈퍼파워 게임이 더욱더 치열해짐에 따라서 우리나라는 양국의 눈치를 안 볼 수 없게 됐다.

국가 간의 패권의 주요소는, 19세기 이전에는 전쟁을 할 수 있는 능력인 무력이 주된 국력의 척도라고 했다면, 최근에는 최신 첨단기술의 개발능력과 보유에 따라서 결정된다.

전술한 바와 같이 미소 간 두 대국 간의 슈퍼파워의 경쟁은 소련의 체제내부붕괴로 싱겁게 끝이 나자 바로 중국이 그 자리를 치고 들어온다.

그리고는 아주 싼 인건비와 불공정 무역정책에 곧바로 G2에 오르고 계속 미국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경제가 노골화되고 있다.

이 같은 견제의 기저에는 중국의 불공정무역에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중국이 개발한 틱톡을 사용할 수 있으나, 중국에서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중국에서는 여전히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고 미국 내의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는 것은 여전하며 이들의 산업스파이 색출에도 혈안이 됐다.

이에 1990년대의 미국이 소니 때리기와 마찬가지로 현재에는 화웨이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18일 미국의 상무부는 “화웨이가 미국 소프트웨어나 기술로 개발 또는 생산한 외국산 칩(반도체)을 사는 것을 제한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주된 이유는 화웨이가 미국인 개인 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빼돌린다는 이유였다.

완전 치명타이다.

문제는 화웨이가 망하기 이전에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메모리(낸드 플래시와 D램) 분야의 주 고객이라는 점이다.

요즘 시진핑의 방한 이전에 양제츠 중국 공산당 최고 담당 정치국원이 방한해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 대가로 화웨이를 도와달라고 할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으로서는 어려운 선택이다.

1980년대 일본의 소니가 반도체 부품을 소련에 판매하여 미사일 개발에 일조를 한 것이 밝혀져 1985년에 플라자 합의의 빌미를 제공해 현재의 일본 경제가 돼 버렸다.

우리가 일본처럼 될 수는 없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독자들께 숙제를 내드린다.

과연 중국은 우리의 우방(友邦)인가?  

/강길선 전북대 교수(고분자나노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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