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회 전주대사습놀이장원 김병혜

23년간 대회출전 관심안둬
스승故성창순명창과 이별뒤
출전 굳혀 2달간 1일 5시간
연습매진 명창반열에 올라

“23년 만의 대회 출전이다.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 돌아가신 스승님에게 얼른 이 소식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다.”

제46회 전주대사습놀전국대회에 판소리명창부 장원으로 명창의 반열에 오른 김병혜씨는 장원 수상이 꿈만 같다며 스승인 고 성창순 명창에게 공을 돌렸다.

23년 전 대회 출전을 마지막으로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대회에 나가지 않아도 소리생활 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여겼다.

대회 출전을 염두에 둔 것은 갑작스런 스승과의 이별 때문이다.

평소 소리인생을 이끌었던 스승의 임종조차 보지 못했다.

스승이 작고하기 5, 6년 전 집안사정으로 쏙을 썩였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평소 스승이 강조했던 데로 대회에 출전하고자 맘을 먹었다.

이왕 출전하는 것, 5년 안에 결실을 맺자고 다짐했다.

“단단하게 해보자고 결심했다. 2달 전 목포에서 열린 대회에 나가 아쉽게 2등을 했다. 이번 대사습에서 장원을 차지해 스승님 볼 면목이 섰다.”

대사습 출전은 대사습대회에서 함께 출전한 권혁대 명고의 제안에서다.

어차피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대회는 취소되는 바람에 별다른 선택도 할 수 없었다.

권혁대 고수는 “목포에서 처음 소리를 들었는데 묵은 소리에 정확한 음이 뚜렸했다. 소리의 시김새도 좋아 대가에게 배웠다는 것을 느꼈다”며 “대사습에 출전하자고 제안했다. 기본 실력은 탄탄하니 2달 전부터 하루 5시간씩 연습을 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스승인 고 성창순 명창과의 인연은 중학교 때로 올라간다.

그 때에는 소리보다 북을 쳤다.

고수대회에 출전했는데 그날 소리꾼이 성창순 명창이었던 것이다.

소리를 하라는 제안에 국립국악고등학교와 전북대를 진학하면서 소리인생을 걸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잠시 휴식기를 가지게 됐고 이후 순천으로 이전한 후 남도국악원에 근무하는 성창순 명창의 제자를 만나게 되면서 또 다시 인연을 맺게 됐다.

자신의 롤 모델이면서 이번 대회 영광을 스승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각오 역시 남다르다.

부끄럽지 않은 소리꾼이 되겠다는 것이다.

“스승, 고수, 제자 등 3복을 타고 났다. 오늘 이 자리에 있기까지 도움을 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스승과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멋진 소리꾼이 되고 싶다. 소리꾼을 보고 소리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성창순판소리전통예술원 사무국장, 전통공연예술원 판 예술감독, 광양시 한국판소리보존회지부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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