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로 전주대대 이전 필요
전주시 2023년까지 723억원 투입
도도동 일원 이전 통합예비군
훈련대대 창설 6만명 동시 훈련
인근 지역인 김제-익산시 반대
2009년부터 국방부 협의 검토
항공대대 이전지역 도도동 낙점

김제-익산시 화전동 이전 요구
호남고속도로 인접 보안 취약
만경강 수위높아 범람 위험도
각종 행정절차 재이행 2년소요
국방부 합의각서 23년까지 완료
이전지 변경시 통합훈련대 무산
같은구역 이전 인근동의 불필요

김제-익산 사격소음-지가하락
사적재산권 피해 우려로 반대
전주시 실내방음사격장 설치
군사시설보호구역 전주대대
부지 경계 한해 지정 조치 등
국방부-군부대 협의 지속 가능
차폐수목-방음벽 설치 추가도

전주시와 국방부가 예비군대대인 송천동 전주대대를 우여곡절 끝에 도도동으로 이전키로 하자 인접 지자체인 익산시와 김제시가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도도동으로 이전한 항공대대의 군용헬기로 인한 소음으로 인근 김제시 백구면·김제시 춘포면 주민들의 정신적·경제적 피해가 막심한데다 예비군대대의 추가 이전으로 인한 사격장 소음 및 유탄으로 주민 피해와 안전 위협을 우려해서다.

에코시티 등 인근지역이 개발되면서 도심 속 섬처럼 남은 전주대대의 이전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전 과정에서 제기되는 각종 문제의 ‘진실과 오해’를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 예비군대대 이전, 왜 도도동인가?

전주시에서도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지난 수십 년간 각종 도시개발이 이어지면서 도시가 팽창했다.

도시가 팽창하면 할수록 기존 전주시 외곽지역에 위치했던 35사단과 전주대대, 대한방직 등의 시설들이 도심 한복판으로 들어오면서 이전·개발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예비군대대인 전주대대의 경우 앞서 35사단이 58년간의 전주시대를 청산하고 임실로 이전 한 후 인근 지역에 에코시티가 조성되는 등 도시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전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국방부와 전주시는 송천동전주대대 예비군대대를 오는 2023년까지 총 723억원을 투자해 도도동 일원 31만3000㎡(약9만5,000평) 부지로 옮기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전과 발맞춰 통합예비군 훈련대대를 창설해 전주는 물론 군산·익산·완주를 포함한 4개 지역의 예비군 6만 여명이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병영생활관과 실내사격장 등 현대화된 군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인근 김제시와 익산시가 반대하면서 이전사업이 터덕거리고 있다.

당초 전주시와 국방부는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오랜 협의와 검토를 거쳐 전주대대를 완주군 봉동읍 106연대 안으로 이전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완주군과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무산됐다.

완주군 이전계획을 철회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관련 법령에 군부대 등 군시설의 경우 이전지역 지자체의 동의가 없을 경우 불가능하다고 돼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방부와 전주시는 이전 후보지를 전주 안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시는 16개 이전 후보지에 대한 검토 및 국방부와의 현장 답사 등을 거쳐 후보지를 색장동과 용복동, 화전 동 등 4개 최종 후보지를 압축했으며, 국방부 작전성 검토를 거쳐 화전동으로 이전 후보지를 결정했다.

이후 전주시 조촌동 지역주민들과 전주대대 화전동 이전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수용, 앞서 항공대대가 이전한 도도동 지역으로 이전키로 결정했다.

전주대대의 도도동 이전 계획은 국방부 작전성 검토 결과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 화전동 등 다른 지역 후보지 부적합

김제시와 익산시 주민들은 전주대대의 도도동 이전 계획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면서 당초 유력한 후보지였던 화전동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화전동 후보지의 경우 호남고속도로와 국도1호선, 국도26호선 등 주요도로가 인접해있어 군사시설 보안에 다소 취약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만경강과 조촌동에 에워싸여 있어 예비군 훈련생들의 부대 진입 등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난여름처럼 집중호우가 내려 만경강의 수위가 상승할 경우에는 범람 위험도 높아 이전 후보지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최종 검토됐다.

더욱이 전주시와 국방시설본부는 지난 2018년 12월 전주대대 도도동 이전을 위한 합의각서를 체결한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추진하고 있으며, 군부대와 오랜 협의를 거쳐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등 설계의 절반 이상을 완료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주대대 이전지역을 타 지역으로 바꿀 경우 이전 후보지 재검토 과정부터 해당지역 주민들의 새로운 민원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각종 행정절차를 재이행하는 것 하나로도 2년에 가까운 기간이 추가 소요된다.

국방부와 체결한 합의각서에 따라 전주대대 대체시설을 2023년까지 완료해야 하는 입장에서 사실상 전주대대 타 지역 이전을 논의하기는 쉽지 않다.

이전지를 변경할 경우 2024년까지 통합예비군 훈련대를 창설하겠다는 국방부의 계획도 물건너간다.

나아가 국방부가 전주대대 이전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한 지난 2013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현 송천동 전주대대 시설보수 예산이 수립되지 않고 있어 전주대대 군장병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속한 전주대대 이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방부의 대체시설 기부채납에 따른 양여사업 훈령에 따라 같은 행정구역 내에서의 군부대를 이전하는 경우에는 인근 지자체의 동의가 없어도 가능하다.

전주·군산·익산·완주 지역의 예비군을 통합 훈련하는 예비군 대대가 창설되면 완주대대가 폐쇄되고, 군산·익산대대는 예비군 훈련장과 사격장이 사라지게 돼 해당 지자체의 사격 소음 등 민원도 해소될 수 있다.

 

▲ 혐오시설 아닌 지역 상생발전 방안 마련

김제시와 익산시 주민들이 전주대대의 도도동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사격 훈련에 따른 사격소음 발생과 소음대책지역 및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지가 하락 등 사적 재산권 피해 등을 우려해서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이러한 주민우려 사항은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먼저 가장 큰 걱정거리인 사격장의 경우 실내방음사격장으로 설치된다.

사격 시 소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건물 전체를 창이 없는 건물로 만들고, 천장과 벽체에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흡음재를 설치해 사격 소음을 차단키로 했다.

특히 사격장 내 피탄 방지 시설을 설치해 안전성도 확보키로 했다.

사격장이 실내사격장으로 만들어지면 전후방과 측면 모두 100m 거리에서는 41.6~46데시벨 정도의 소음이 발생해 조용한 사무실 정도의 생활 소음이 발생하는 정도다.

더 떨어진 300~400m 거리에서는 23.5~28데시벨로 속삭이는 소리 정도의 생활소음만 발생한다.

실내 사격이 이뤄지면 피탄방지 시설로 총알이 멀리 날아갈 우려가 없어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

아울러 시는 사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국방부 등 군부대와 협의해 전주대대 부지 경계에 한하여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지정하는 등 익산, 김제시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35사단의 경우도 임실로 이전할 당시에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최근에는 지역사회와 군부대가 융화돼 상생발전하는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당시 임실지역 주민들은 35사단 임실 이전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등을 우려했으나 이전 후 다양한 프랜차이즈 점포가 들어서는 등 상권이 활성화됐으며, 주변지역의 지가도 상승해 주민들의 경제적 피해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비군대대로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금곡 통합예비군 훈련대대가 모범사례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13년 3월 서울 강북 6개구의 예비군 훈련생을 통합 훈련하기 위해 창설된 이곳은 창설 시에는 인근지역 주민들과의 큰 마찰을 겪었지만 실내방음사격장 설치 등 사격 소음에 대한 지역주민 피해를 해소하고 군부대 시설을 개방하는 등의 노력으로 현재는 지역사회와 군부대의 융화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군시설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서바이벌 체험 시설을 제공해 지역주민들의 여가선용과 유동인구 유입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도 했다.

전주시는 임실 35사단 이전과 금곡 통합예비군 훈련대대 창설 사례를 토대로 김제·익산 주민들이 우려하는 사격소음 최소화 및 군사시설 보안을 위해 국방부 등 군부대와 지속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김제시 백구면 방향 마산천 인접 구간 차폐수목 식재와 익산시 춘포면 방향 방음벽 설치 등을 이전계획에 추가 반영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송방원 전주시 생태도시국장은 “전주대대에 대한 시설개선 등 방안 외에도 지역 상생발전 방안으로 전주대대 이전 부지 내 간부숙소(12세대)를 김제시 백구면 일원으로 신축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군부대 식자재 납품업체 계약시 지역농산물 의무사용으로 지역 농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전주대대 시설물에 대한 지역주민 개방 활용, 교통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전주대대 진입도로 주변 교통체계 개선, 전주대대 주변 경관농업지구 조성 등을 통한 관광객 유입 및 유동 인구 증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는 등 지역 상생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방원 전주시 생태국장 일문일답 “익산·김제시와 상생발전 검토... 주민요구사항 적극 반영”                        

1. 전주 2대대 이전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

=국방부 작전성 및 접근성 등 검토를 거쳐 도도동 항공대대 일원으로 이전 확정하고 지난 2018년 12월 28일 국방시설본부와 전주대대 이전사업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총 723억원을 투자해 31만3000㎡ 부지에 병영생활관, 실내사격장 등 현대화된 군시설을 계획하고 앞으로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1년 착공 후 2023년 말까지 전주대대 이전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전주시는 관련 인허가 절차 및 설계를 추진 중에 있으며, 인허가 절차 중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따른 소음·진동 영향권(3km) 내 인접 지자체에 대한 주민설명회(2020.5월) 과정에서 익산, 김제시 지역주민들의 전주대대 도도동 이전 철회 요구 민원이 제기돼 전주대대 이전사업 절차가 중지된 상황이다.



2. 2대대는 어떤 시설이고, 누가 이용하는가?

=현 송천동에 위치한 전주대대는 전주 향토 방위 및 예비군 훈련 등을 전담하고 있는 대대이다.

다만, 국방부에서 전주대대 이전과 병행해 추진 중인 통합예비군 훈련대(전주 군산 익산 완주)가 창설되면 예비군 훈련 임무는 통합예비군 훈련대로 이관되고, 전주대대는 전주 향토 방위만을 전담하는 대대로 변경된다.



3. 이전이 시급한 상황인가?

=국방부의 국방개혁 2030에 따라 군산, 전주, 익산, 완주의 예비군을 통합 훈련하기 위한 통합예비군 훈련대가 2024년 창설 계획이다.

통합예비군 훈련대가 창설되기 위해서는 전주대대 이전사업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2021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고 하반기에 공사 착수, 2023년 말까지 완료해야 하며, 현재 시급히 절차 이행을 추진해야 가능한 상황이다.



4. 제2의 대안, 제3의 대안은 없는가?

=전주시는 익산·김제시 지역주민들의 전주대대 타 지역 이전 요구에 대해 국방부 등 군부대 협의 및 다각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재 진행상황 및 통합예비군 훈련대 창설 계획 차질 등으로 타 지역 이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전주대대 도도동 이전으로 인한 익산·김제시 지역주민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차폐수목 식재 및 방음벽 설치 등으로 사격 소음을 최소화하고 소음대책지역 및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해 군부대와 지속 협의 노력할 계획이다.



5. 앞으로의 해결 방안은?

=전주대대에 대한 시설개선 등 방안 외에도 익산·김제시와의 지역 상생발전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에 있으며 지역 주민 요구사항에 대해 적극 반영 검토할 계획에 있다.

익산·김제시 행정 및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전주대대 이전으로 인한 피해사항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김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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