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개인전 '모래먹는 나한'
고단한 예술가의 삶 녹아내

이경섭 개인전이 7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모래 먹는 나한’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40년 넘게 작업한 ‘성찰과 인간애’를 가로지르는 ‘인간과 자연’이란 또 다른 주제로 신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재해석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젊은 시절 날카롭게 봤던 것이 이제는 따뜻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모래 먹는 나한(羅漢)이다.

속언에 나한에도 모래 먹는 나한이 있다고 하였다.

화가는 그냥 화가일 뿐 신분의 높고 낮음은 없지만, 작가는 작품으로 어떤 고달픔이나 육체적인 혹사도 감내한다.

숱한 실험적 작품은 작가를 마치 거친 막노동처럼 험하고 고단하게 만든다.

결국, 모래 먹는 나한은 예술가의 삶과 같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바람 부는 날’, ‘시간여행’, ‘그해 여름’, ‘그때 그 시절’ 등 인간에 대한 성찰과 자연에 대한 시선, 관조의 흔적이 작가만의 강한 붓 터치로 화면에 되살아난다.

또한 ‘그리운 날’, ‘순령수’, ‘독백’ 등의 연작은 사람 사이에 나타나는 사회적 소통의 관계 속에서 끝없이 연결되는 생각들이 일상의 편린(片鱗)이 되어 화면에 나타난다.

작가는“40년간 화단의 세월을 건너면서 그동안의 작업과 함께 삶을 되짚으며 주변의 어려운 처지의 동료 화가 그리고 우리 이웃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전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작가는 19회 개인전을 비롯해 1983년부터 현재까지 350여 회의 국내외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9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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