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개인전 23일까지
내밀한 표현 생동감 충만

코로나19 팬데믹이란 어려운 시기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당차게 선보이는 김용석 개인전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탁월한 감각과 기량을 이미 체득하고 있어서 오직 붓으로만 정직하게 승부하는 화가이다.

쪼개는 듯, 채를 써는 듯한 필법으로 수풀의 속살을 밀도감 있게 드러낸다.

기법을 넘어 세상을 향해 큰 숨을 쉴 줄 안다.

세상살이에서 피할 수 없었던 굴곡진 시간을 승화해서 자연풍광 속에 녹여낸 작품들이다.

그가 세상의 무수한 배신을 견뎌낼 수 있었던 안식처가 출퇴근 길에서 만난 풍경이었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평범한 풍광, 그곳에 숨어 있는 풍부하고 심원한 미스터리를 포착했고, 지친 몸과 상처받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김용석의 그림은 서양회화의 문법에 충실하지만, 쨍하게 내리쬐는 빛의 시각적 현란함을 절제하면서 최소한의 빛을 걸치고 있을 뿐이다.

여명이 막 지난 빛, 일몰 직전에 그림자 없이 대상을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을 정도의 ‘밝음’만이 있다.

이는 강한 빛 속에 본질이 묻히지 않게 하기 위함이며, 시각적 효과에 기대지 않고 대상에 내밀하게 접근하는 방식이다.

김용석의 회화는 봄·여름·가을·겨울 풍광 속에서 생몰 하는 초목을 통해 변화를 응축하고 있다.

물의 흐름을 관통해서 표현한 풍광이기에 젊음의 푸른 물이 다 빠져나간 겨울 풍경에도 아련하고 미묘한 운무를 더해서 생기가 넘친다.

그래서 홀로 서 있는 겨울나무도 외롭지 않다.

눈을 이고 있는 수풀도 의연하고 당당하며 생명감이 충만하다.

오히려 그 속에 따스한 온기가 흐른다.

그의 회화에서는 나무에, 풀잎에, 잔잔한 바람이 감돈다.

도시적 삶의 헛되고 거센 욕망의 바람이 다 지나간 뒤에 맞이하는 고요와 평화의 바람이다.

전북대를 졸업한 김용석 작가는 서울과 전주에서 4회 개인전, 건지전, 녹색종이, 색깔로 만난 사람들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17일부터 23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총22점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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