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작년 105.04 전년비 0.5%↑
2년연속 0%대··· 긴 장마-코로나
식탁물가 상승-유가하락 영향

도내 소비자물가가 지난해에도 저물가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긴 장마와 집중호우 등 기상악화로 인해 식탁물가가 강보합세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대내외 경기 위축에 저유가 현상이 심화된 데다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 등으로 2년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낮은 물가 상승률과 맞물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디플레이션(D) 경고음이 지속, 더욱이 이 같은 현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도 D공포 우려는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3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0년 연간 전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4로, 1년 전보다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우선 농축수산물은 2019년보다 7.7%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여름 이례적인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기상여건이 악화된 데다 코로나19로 외국인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농어촌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배추(37.0%), 무(29.2%), 양파(49.6%) 등 채소류가 큰 폭으로 오른 데다 고등어(17.2) 등 어개류도 강보합세를 유지함에 따른 것이다.

공업제품의 경우 보통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한 주요 원인이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투자수요가 위축되면서 국제 유가가 약보합세를 유지함에 따라 함께 1년 전보다 0.6% 하락하며 저물가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소비자물가지수의 가중치가 가장 큰 서비스의 경우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로 공공서비스는 1.9% 하락했지만 구내식당식사비, 보험서비스료 등의 여파로 개인서비스가 1.2% 상승하면서 전체적으로 0.2%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폭이 소폭으로, 사실상 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결국, 기상여건 여파로 식탁물가가 강보합세를 유지했음에도 코로나19 사태 그늘로 인해 저물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1~3월까지 1%대 물가 상승률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마이너스 성장률까지 기록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더욱이 2019년보다 0.2%p 오르긴 했지만 2년 연속 0%대를 유지함에 따라 저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면서 ‘D공포’ 그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정부에서는 복지정책과 함께 이례적인 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D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도내 경제전문가들은 “저물가 현상이 지속됐다고 해서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경기 침체기가 길어지고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만큼 그런 기미가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디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소비를 안 하게 되는데 현재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은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코로나19로 경기전망에 대해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저성장과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물가 하락에 대한 대책과 소비심리 위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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