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辛丑年) 새해의 해가 힘차게 떠올랐다.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고 떠오른 태양처럼, 지난날의 어려움을 뒤로 한 채 밝은 내일을 향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는 말처럼, 어느덧 2021년의 시곗바늘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한 해는 끊임없는 희생과 인내의 연속이었다.

코로나 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들었고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나가고 있다.

학교에는 희망과 기쁨 대신 아쉬움과 허전함의 기운만이 남았고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묻어있는 재래시장은 시민의 발길이 끊겨 한기가 가득했다.

매년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 광장을 가득 메웠던 인파 또한 그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우리 전주에 있어 지난 경자년(庚子年)은 새로운 발전 동력을 마련한 뜻깊은 해이기도 했다.

그동안 전주시는 전통문화, 예술진흥, 경제발전, 신도시 개발 등 큰 발전을 거두어왔으며, 시민의 삶 깊숙이 개입하여 모두가 함께 꿈꾸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수소산업 선도를 위한 지역 간의 치열한 유치 경쟁을 뚫고 수소시범도시로 당당히 선정되어 지역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린 뉴딜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수소 경제구현이기에 지역의 미래가 더욱 기대가 된다.

관광 분야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

지역관광거점도시 선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라는 도시 브랜드 구축과 전주 관광 저변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쾌거였다고 자부한다.

무엇보다 코로나 발 경제 위기 가운데 착한 임대인 운동과 해고 없는 도시 선언 등 66만 전주시민의 사회적 연대는 전국적인 귀감이 되었다.

무분별한 성장이 아닌 상생과 화합의 길이야말로 우리 전주가, 그리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에 발맞춰 우리 전주시의회 또한 민의의 대변인으로서 그 역할과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지역의 주인인 주민의 목소리가 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발로 뛰는 현장 의정을 펼쳤으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얼마 전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32년 만에 통과되었다.

주민 주권이 크게 강화되었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 역할과 책임 또한 커졌다.

주민이 지역의 비전과 정책을 스스로 발굴·책정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ᅌᅳ며 그 권한과 책임을 다해내는 지방분권 국가가 가까워진 것이다.

특히,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비롯한 지방의회의 숙원이었던 정책지원 전문 인력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겨 어느 때보다 의회 내 자치분권을 향한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예산편성 자율화가 여전히  실현되지 못했고 온전한 의정활동을 위한 정책지원 인력 또한 의원 정수의 절반으로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치분권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민과 함께, 주민에 의한 전주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때 지역사회는 물론 개인의 삶까지도 변화시켜갈 수 있다고 믿는다.

전주시의회는 새해에도 시민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을 다짐하며, 더 큰 변화와 발전으로 신축년(辛丑年)이 자치분권의 중심지로 거듭날 새로운 전주 시대의 원년(元年)이 되기를 고대해본다.

/강동화 전주시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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