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가 기부문화에도 영향을 미치며 도내 모금 단체들의 명암도 극명하게 갈렸다는 소식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는 역대 최고액을 모금한 반면, 대한적십자사는 목표치를 채우지 못해 재모금에 들어갔다고 한다.

전주연탄은행도 코로나 여파로 된서리를 맞았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간 목표액(15억400만원)의 77%인 11억5천만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전주연탄은행 역시 지난해 10월 연탄 80만장을 목표로 모금운동을 시작했지만 종료 56일을 남긴 상황에 누적 기부량은 40만장에 그친 상황이다.

반면 사랑의열매 모금액은 104억8천만원으로, 1999년 캠페인 시작 이래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나눔 온도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164도를 기록했다.

당초 어려운 것으로 예상해 모금액도 낮춰 잡았지만, 예상과 달리 나눔 행렬이 이어지며 모금 시작 45일 만에 온도탑 임계점을 뛰어넘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단체들의 모금이 이처럼 극명하게 나뉜 이유는 뭘까? 기부방식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사랑의 온도탑은 도내 주요 거리, 가장 눈에 띠는 곳에 조형물 형태로 설치돼 있다.

강한 인상을 주는 온도탑은 다른 단체들처럼 거리 홍보나 단체행동이 없어도 온도탑 자체만으로도 임팩트 있는 상징성을 지니게 된다.

반면, 적십자사의 경우 ‘지로 방식에 대한 반감’이 모금 저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적십자 회비 지로가 세대주 동의 없이 발송되는 데다, 공과금 고지서와 유사해 납세 성격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다.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생각보다는 회비 납부를 독촉 받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걸 많은 도민들이 알고 있지만 과거 당연히 내야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이들이 상당수에 달했다.

그동안 내가 열심히 기부했다고 여기기보다는 “그동안 내가 속았구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더 많다.

과거 교차로, 톨게이트, 등산로 등에서 진행했던 모금 독려활동이 이번 코로나19로 원천차단된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탄은행 역시 예년에는 단체장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대거 동참했다.

얼굴에 검은 연탄 자국을 묻히고, 긴 줄을 늘어뜨려 연탄을 나르는 모습은 그 자체로 큰 홍보효과다.

그러나 이런 기사와 사진은 올해 코로나19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고, 동참을 이끌어 내는 촉매가 되지도 못했다.

본보 기사의 제목처럼 일상은 바꾼 코로나19가 기부문화도 바꿔 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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