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마음들을 위로했던 설 명절을 보내고, 일선 현장으로 복귀하면서 매서운 바람 앞에서 마음을 다잡아 본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빼앗겼던 전북의 서민 경제부터 움 틔우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특히, 여성기업의 잠재력과 경쟁력이 불러온 변화의 바람이 전북경제에 훈풍으로 다가오기를 바란다.

더는 여성기업이 주변인이 아닌 중심에 서서 지역의 경제버팀목으로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현재 도내 15만 사업체 중 여성기업인은 6만여 명으로 도내 기업인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39%보다 높은 수준으로, 여성기업의 활동이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활발함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열악하다’는 수식어가 늘 붙는 전북경제에서 이는 의미 있는 수치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전북 경제에서 차지하는 여성기업인들이 양적 성장을 뜻하는 것으로,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대내외 경기한파에 꺼져가는 전북경제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희망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기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희망의 불씨를 틔울 수 있을지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여성기업의 활동과 여성의 창업을 지원하여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1999년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 2009년 전문 개정이 시행되었다.

경제면에서 남녀의 실질적인 평등을 도모하고 여성의 경제활동과 여성경제인의 지위향상, 여성기업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창업, 자금, 정보, 기술, 인력, 판로 등 종합적인 지원과 사업 활동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고, 공공기관의 우선구매와 여성기업 우대 정책 등 다양하게 여성경제인의 경영능력과 기술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라북도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조례는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2013년 8월 9일(조례 제3790호) 제정 공포되었다.

전주시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조례도 2009년 2월 27일 제정(조례 제2772호)되어 2015년 5월 11일 지역경제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개정되었다.

 이러한 법률적인 지원 방안에도 불구하고 여성기업과 여성기업인의 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여성의 취업률이 현저하게 낮아지면서 오히려 창업하는 여성기업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성기업들은 규모면에서 영세하고 경쟁포화 업종에 집중되는 현실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도내 여성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주로 숙박•음식점(31.6%)과 도•소매업(29.6%) 등 경쟁 포화업종 비중이 높고, 제조업(6.0%) 등 기타 업종의 비중은 전체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매출 규모도 반 이상이 0.5억 미만, 10억 이상의 기업은 4.1%를 차지하여 여성기업 규모가 영세함을 알 수 있다.

여성창업 지원의 경우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여성가장 창업자금 지원제도로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여성가장창업자금’이 유일한 가운데 1999년부터 20년이 경과한 지금 24.

8억원으로 매년 8:1의 경쟁률로 신청자가 많아 7월쯤이면 예산이 조기 소진되고 있다.

1인당 약 0.4억원 정도 지급, 이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국 17개 지회를 대상으로 연간 60여 명에게 지원되고 있어 여성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더욱이, 여성기업의 고용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영세한 업종일수록 비정규직 고용률이 높은 경향을 보이는 만큼 현재 여성기업의 인력 수급관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정부나 정치,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결과적으로 여성근로자나 여성기업인이 무게감만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여성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의 ‘여성기업 지원 정책의 개발’이 시급, 전북경제 환경을 반영한 맞춤식 정책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와 자금지원, 세제지원, 인력지원 및 판로지원 등 여성기업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여성 근로자뿐 아니라 여성기업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전북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키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도 남성 중심의 비즈니스 관행과 인맥 제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산재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자 경영인 육성 리더십스쿨, 경영연수 및 제품 교류회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펼쳐나가고 있다.

여성기업이 전북경제의 한 축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는 전북도와 함께 여성친화 경영을 통해 여성기업의 성장을 견인함과 동시에 여성근로자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여성기업이 전북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희망 불씨를 틔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하는 만큼 지역사회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길 기대해 본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 김지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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