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통 큰 기부가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의장은 자신이 보유한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쓰겠다고 발표 하면서, 공식적인 후속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에 김 의장이 “기업이 선한 의지를 갖는다면 확실히 더 나은 세상이 되는 데에 더 근접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을 현실로 보여준 것이다.

이에 발맞추듯, 배달의 민족 창업자 김봉진 의장 또한,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혔다.

약 5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이번 기부는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에 김 의장이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되면서 알려졌다.

영향력 있는 두 벤처기업 대표의 기부는 스타트업이 가져야할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 고객의 수요를 최신의 기술로 해결하는 스타트업  

카카오톡은 명확한 고객 편익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글자 수와 건수로 요금을 부과했던 문자메시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으면서 무료로 제공된 카카오톡 서비스는, 스마트폰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또한,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대표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은 불과 10년 만에, 집집마다 냉장고에 자석으로 붙어있던 배달 책자를 추억으로 만들었다.

그 동안,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는 수요는 변하지 않고 존재 해 왔지만 스마트폰의 출시는 고객의 수요를 해결하는 방식을 바꾸었고 이제는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배달 책자를 만들던 회사는 훌륭한 인쇄업자로 남았지만, 기존의 불편함을 새로운 기술로 해결한 기업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 기업가 정신의 바탕은 누구여야 하는가?  

하버드 대학교 테오도르 레빗 교수는 그의 저서 ‘마케팅 상상력’에서, 탁월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근시안적 관점을 탈피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고객이 원하는 표면적 수요만을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고객의 근본적인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드릴을 사려는 고객의 근본적인 목적이 구멍을 뚫는 것이라면 드릴의 성능이나 기능에 집중하기 보다는, 고객이 효과적으로 구멍을 뚫을 수 있도록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존재 의미와 지속가능한 사명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하물며, 기존의 시장에 진입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스타트업이라면 더욱 더 절실하게, 고객의 근본적 수요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새로운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스타트업에게   앞서 말했던 카카오톡이나 배달 앱은, 고객의 수요를 최신의 기술로 해결하며 성장 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고객’을 중심으로 시작된 ‘혁신’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반면에, 이 두 회사가 시장구조를 바꾸면서, 변화를 이끌지 못한 기업이 쇠퇴하거나 사라지는 모습도 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쌓아올린 이익이 공동체 발전을 위한 기부로 되돌아오면서, 그 이익은 우리나라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공익적 가치를 지닐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기업의 선한 영향력’에 익숙하지 못하다.

국익에 도움이 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그 기업의 도덕적 해이정도는 암묵적으로 눈감아 줬던 역사의 반복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이제, 두 대표의 기부로 인한 기업의 선한 영향력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기대할 수 있는 단계를 맞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이윤추구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고객이 속한 공동체,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를 희망 해 본다.

/박광진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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