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생활들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가고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었던 여행도,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만남도 자유롭지 않은 제약이 따르게 되었고 우리는 이것을 코로나 블루라고 칭하며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심리적으로나마 가고싶은 곳에 갈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고 우울하게 만드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심리적 이동 제한이 아닌 일상생활속에서 가고싶은 곳에 자유롭게 갈 수 없는 현실적 이동제한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교통약자들이다.

도시의 교통정책의 핵심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원하는 목적지에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시설과 수단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누구나 교통시설과 교통수단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으로 대표되는 ‘교통약자’들은 이동을 위한 교통시설이나 교통수단에 접근에 현실적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그래서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해 본다.

일상에서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잘 지켜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통약자가 불편해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사회구성원 모두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교통약자의 이동수단에 대해 공유하면서 이용편리를 위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직장이나 학교에 갈 때, 친구를 만나러, 혹은 병원이나 시장에 갈 때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그중에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대중교통인 시내버스이다.

교통약자가 편리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주시내버스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용편리를 위해 전체 운행버스(408대)의 3분의 1이상을 저상버스로 도입하였다.

저상버스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차체를 낮추고 휠체어가 버스에 탑승할 수 있도록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다.

대중교통 이외 교통약자들이 가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교통약자 전용 특별교통수단이 있다.

전주시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은 “이지콜”이라고 명명하는데 이용자가 필요시 즉시콜이나 예약을 통해 이용하고 있는 콜택시 71대와 일정 노선을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 4대가 있다.

이지콜은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장애인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교통약자가 교통약자가 이용하고 있는데, 콜택시는 24시간 이용이 가능하고,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용요금도 시내는 최고액이 2천원, 시외는 시외버스요금의 2배 범위내에서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이동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교통약자를 위한 시내버스와 전용 특별교통수단의 지속적인 확대는 꼭 필요하고 전주시에서는 해마다 그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또한,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교통수단의 편리성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 장애물이 없고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이다.

이를 위해 보행로를 조성할 때 높은 턱을 없애고, 시내버스 승강장은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무장애 시설로 만들고, 장애인이 탑승을 알리는 표시등을 설치하고, 도심도로의 자동차 속도를 낮춰 안전성을 높이고,  학교 주변에 통학로를 만드는 일 등 도심 구석구석 교통약자를 위한 교통환경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언젠가 필자는 휠체어를 타시는 장애인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상황을 체험해보고자 직접 휠체어를 타고 시내버스에 탑승해 본 적이 있다.

리프트를 이용해 버스에 탑승하는 과정에서의 불안감, 탑승후에도 휠체어가 움직이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인한 긴장감, 내릴때도 버스안 공간이 좁기 때문에 휠체어를 돌릴 수 없어 뒤로 내려야 하는 불편 등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시내버스를 이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교통약자가 시내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환경조성과 더불어 버스를 함께 이용하는 시민들, 버스운전자, 도로를 이용하는 자동차 등 모두가 도와주고 기다려주는 배려가 꼭 필요함을 느꼈다.

다수를 위한 복지는 당연하지만, 소수를 배려하는 사회가 진정한 복지사회라고 생각한다.

통계에 의하면, 장애인의 90%가 후천적으로 발생하고, 선천적 장애는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누구나 교통약자가 될 수 있으며, 교통약자 편하면 모두가 편해지는 것이기에 약자 우선의 교통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민 모두가 가고싶은 곳 어디든 마음껏 갈 수 있는 이동권이 보장되는 교통복지 증진을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이강준 전주시 시민교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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