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곳마다 예술, 보는 것마다 역사다'
전국 탐방 느낀점 표현 새 문학적 시도

홍찬선 시인의 시집 ‘가는 곳마다 예술이요 보는 것마다 역사이다’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그동안 시집을 통해 민족의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탐사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꿈을 형상화하는 시인의 웅대한 서사적 상상력이 물씬 담겨 있다.

‘시발-문화자연유산 100처 100시’란 부제목처럼 이번 시집에 실린 시 100편은 시인이 열정적으로 전국 방방곡곡 문화유산을 탐사하는 작업을 통해 창작한 총체적 결과물로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문학적 시도로 볼 수 있다.

시인은 2020년 8월부터 전국 문화재 현장을 찾아다녔다.

코로나19로 여행객이 뚝 끊긴 문화재 현장은 아픔 그 자체였다.

주차장이 텅텅 비고 손님 발길을 기다리는 가게 주인들의 애타는 한숨소리가 높고 깊었다.

우선 독도에서 시작했다.

한국에서 제일 먼저 해 뜨는 곳, 독도는 막내가 아니라 맏이였다.

독도는 외로운 섬 하나가 아니라 상상력 덩어리고 젊음의 꿈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다.

발길은 남한산성에서 수원산성을 거쳐 강릉 경포대와 안동 창녕, 밀양, 부산으로 이어졌다.

동강 어라연에서는 뜨겁게 내리쬐는 폭염에 잠시 더위 먹어 허덕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대로 멈출 수 없었다.

주왕산 주산지에서 잃었던 힘을 다시 찾았다.

순천만 갈대밭에서, 운주사 와불에서, 공주 무녕왕릉에서 잊었던 역사를 되돌아봤다.

한국은 넓고 깊었다.

좁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한국의 넓고 깊은 곳을 다니지 않은 사람들의 핑계에 불과하다.

아무리 좋다고 이야기해도 직접 발을 움직여 가서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처럼 말이다.

가는 곳이 모두 도서관이고 보고 듣는 것이 모두 스승이었다.

열심히 했지만 늘 남는 것은 아쉬움이다.

좀 더 많은 곳을, 좀 더 깊게 살펴보고, 좀 더 좋은 시로, 좀 더 많은 감동을 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특히 제주도와 백령도, 백두산도 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뱃길과 하늘길이 막혀 가지 못했다.

올해는 마스크를 벗고 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충재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은 고산자 김정호의 열정과 천재성, 송강 정철의 문학과 자연이 빚어낸 몰아의 경지, 신경림 시인의 발품이 이루어낸 토속적 세계, 유흥준 교수의 문화유산을 향한 애증의 시각을 잇는 또 다른 결과물이다”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런 문학적 치적을 보여준 점에서 문학적 가치와 의미를 모두 갖춘 시집이다”고 평했다.

저자는 “이제 첫 발을 내디뎠으니 또 다른 인연이 맞닿아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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