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삼겹, 금목살, 금사과 등 우리생활에 흔히 거래되는 생필품들이 다른 상품 대비 터무니없이 많이 올랐을 때 우리는 그 상품 앞에 ‘금(金)’자를 붙이고는 한다.

금은 예부터 값비싼 것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것으로, 그만큼 물가대비 비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올해 역시 어김없이 금파, 금계란 등 이 ‘금’자를 사용하는 생필품들이 대거 생겨났고, 이는 주부들의 소비를 옥죄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도내 소비자물가가 1.3% 오르며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올겨울 한파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채소와 계란 등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설 명절 수요까지 겹쳐 밥상 물가가 그 어느 때보다 고공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최근 발표한 ‘2021년 2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99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상승했다고 한다.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간 유지했던 0%대 상승률에서 벗어나 11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선 것이고,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라고 한다.

이를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우선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무려 16.7%가량 상승했다.

수산물(-3.2%)은 여전히 약보합세를 유지했지만 한파 여파로 인해 파·양파 등 채소류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지난해 기상여건 악화와 설 명절 수요 증가로 과실류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하면서 1년 전보다 농산물이 무려 23.7%나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농산물은 특히,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와 긴 장마 여파가 컸던 9월 20% 상승률을 상회했다.

여기에 고병원성 AI 여파로 계란은 물론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축산물도 밥상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대내외 경기 침체 장기화로 원유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경유, 휘발유, 등유 등 석유류의 약보합세가 여전한 데다 소비 위축으로 공업제품 역시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한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 그리고 지속되는 ‘금’자 붙은 생필 품목들의 대거 등장은 단순히 기상 또는 경기민감 품목으로만 치부하기엔 부족함이 없지 않다.

우리 경제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금’자 붙은 품목들에 대한 변동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그에 걸맞은 경기대책들이 강구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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