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 그때만 해도 그저 먼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했으며, 곧 진정돼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세계적으로 1억1천7백만명이 넘는 확진자를 발생시켰고, 260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속한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격리치료를 통한 선제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9만2천여명의 확진자와 1천6백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지난해 2월 대구·경북지역의 1차 유행을 시작으로, 8월 중순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 그리고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며 12월 정점을 찍었던 3차 유행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대비 다소 감소하였으나 최근까지도 확진자수 3~4백명대를 오르내리며 3차 유행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변이바이러스의 출현과 지역사회 내 숨은감염, 봄철 이동량 증가 등 4차 유행의 불씨가 될 만한 요인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전주에서 발생한 휘트니스센터 발 집단감염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3차 유행의 정점 대비 다소 주춤하고 있는 확산세에 나부터도 방역지침 준수에 조금은 해이해지지 않았는지, 백신 접종과 함께 코로나가 곧 종식될 것이라고 너무 일찍 상황을 낙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코로나19에 훌륭히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참여와 헌신 덕분이다.

장기간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방역지침을 준수한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겪은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잘 알기에 정부에서는 3차 재난지원금(소상공인 버팀목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우리 전주시에서도 부족한 예산을 쪼개어, 경제적 피해가 심한 소상공인 및 위기업종에 대한 ‘전주형 재난지원금’을 지원함으로써 그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였다.

휘트니스센터 발 집단감염이 확산세에 있던 지난달 말 실내체육시설 전수점검에 참여하였던 기억이 있다.

저녁시간대 다수의 헬스장과 PC방을 방문하였는데 업주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 힘든 상황에서 점검을 나온 직원들이 반가울 리 없었으리라 이해된다.

불편한 시선이 등에 꽂히고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하소연과 함께 핀잔은 덤이다.

점검 나간 직원들에게 대놓고 욕을 하는 일부 업주들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점검을 멈출 수 없다.

코로나 사태의 종식을 위해 다시 한번 방역의 끈을 단단히 조여야 할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사상 적지 않은 국가적 재난을 극복해 낸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보면 나보다는 우리,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공통점이 엿보인다.

직장이나 학교, 병원 등 필수적인 활동 외에는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사적인 모임이나 지역간 이동을 자제한다면 이야말로 가장 확실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응책이라고 생각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 1년 동안 우리의 삶의 방식도 참으로 많이 변했다.

출근길 집을 나서며 가장 먼저 마스크를 챙기고, 점심시간 식당을 찾아서는 칸막이가 설치된 테이블에 앉아 식사한다.

웬만한 행사나 회의, 교육 등은 취소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과 후 동료, 선후배들과 나누던 술 한잔의 낭만은 언감생심, 버린지 오래다.

어느덧 혹독했던 겨울이 지나 3월의 따듯한 봄날이 왔다.

추웠던 날이 풀리면서 시민들의 이동량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1년여간 코로나 바이러스에 빼앗겼던 봄꽃놀이와 여름휴가, 가족친지와 함께하는 추석과 설 명절까지.

코로나 이전 너무나도 당연했던 일상들의 회복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 준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모두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채근해야 한다.

나는 코로나를 종식하고 정겨웠던 과거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진정 노력하고 있는가?

/장변호 전주시 덕진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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