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문학의 길' 따라 역사를 경험하다
'혼불 문학의 길' 따라 역사를 경험하다
  • 전북중앙
  • 승인 2021.03.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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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 소설 '혼불' 정신 보존
청호저수지-새암바위 배경지
소설 에피소드 디오라마 전시
호남의 전통문화-풍속 체험

작가탑 혼불의 원고 표현
드라마 촬영지 유명 명소
오래된 기찻길 세월의 흔적
그시절 서민들의 삶 담겨

해마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고 그 발길을 다시금 이끄는 어느 한 시골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남원 사매면인데요.

남원 사매면에는 고인이 된 최명희작가를 기리는 혼불문학관과 지금은 폐역이 되었지만 전라선 기차역으로 수많은 인생들의 이야기를 싣고 달리던 구서도역이 있습니다.

혼불문학관과 구서도역하면 최명희작가의 “혼불”이라는 장편 소설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구서도역이 혼불의 배경지 중 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문화를 알며 세월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서로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보니 남원 사매면의 정취를 느끼며 이제는 예스러움이 된 그 시절의 모습이 보고 싶어 남원 사매면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와 함께 문화를 통해 그 옛날 그 시절을 경험해보시면 어떨까요?

 

# 혼불문학관

혼불문학관은 아름다운 현대 문학인 “혼불”과 최명희 작가의 문학정신을 보존하고자 2004년 10월에 개관했습니다.

혼불문학관은 전시관을 중심으로 넓은 잔디밭과 조경, 그리고 ‘혼불’의 배경지 중 한 곳인 청호저수지까지 바라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 집 같아”라며 혼불문학관의 첫 인상을 표현했답니다.

혼불문학관이라 하여 단순히 전시관만 있는 곳일까 생각했는데 가볍게 산책을 할 수 있는 공원과도 같은데요,

최명희작가가 집필하면서 휴식을 취할 때면 거닐었다는 새암바위는 물론, 혼불 배경지 중 한 곳인 청호저수지까지도 함께 위치해 혼불을 눈으로 읽는다 해도 충분한 곳입니다.

혼불문학관의 전시관은 사진 촬영이 금지라 사진에 담을 수 없었지만, 최명희 작가가 혼불을 집필할 때 느꼈던 절절한 심정과 고뇌, 그리고 작가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혼불 문학관 전시관은 유명한 최명희 작가의 집필실과 ‘혼불’속 굵직한 에피소드를 디오라마 기법으로 연출하여 전시되어 있습니다.

혼불이 언어로 보여준 호남지방의 세시풍속, 관혼상제 등을 디오라마 연출을 통해 눈으로 볼 수 있었는데 아이에게는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와 풍속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시관에서는 최명희 작가의 혼불 원고도 볼 수 있는데 작가의 필력에서 최명희 작가의 투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시관을 나와 새암바위쪽으로 올라가봤습니다.

새암바위쪽에서 바라보는 전시관과 멀리 보이는 청호저수지를 바라보고 있으니 소설 속 시대적 배경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한 바퀴를 천천히 산책한 후 소설 속에서 ‘천추락만세향(千秋樂萬歲享)을 누릴만한 곳’이라 하여 만들어졌다고 나오는 청호저수지에 향해봤습니다.

아이는 시원한 바람에 춤을 추는 저수지 모습을 보며 “아름답다. 여기는 참 좋은 곳이야”라고 감상평을 내놓기도 했답니다.

청호저수지 옆에 자그마한 청호교를 지나 걸어가 보는데 고즈넉함이 좋아 오래 오래 천천히 거닐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혼불은 현재 우리들의 생활에서는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우리 조상들의 옛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시대적 아픔과 고통,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애환과 고난, 삶속에 함께 하는 우리네 문화를 전해줍니다.

혼불문학관은 이러한 혼불이라는 소설을 시각적으로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혼불을 읽은 후에도, 읽기 전에도 혼불문학관을 방문하여 소설을 시각적으로 읽어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 구서도역 영상촬영지

혼불문학관을 나와 5분 남짓한 곳에 위치한 구서도역으로 가봤습니다.

구서도역은 4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곳인데요, 오래된 기찻길과 목조건물이 풍기는 세월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만날 볼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서도역은 ‘혼불’ 소설의 배경지 중 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소설 속에서 효원이 매안으로 신행올 때 내리던 곳이자, 강모가 전주로 통학하면서 이용했던 소설 속 무대입니다.

'마안, 서도가 좋아졌는등교?'

소설 속에 나오는 이 한 문장으로도 서도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역사 옆에는 작가탑과 “혼불” 소설 속 일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작가탑은 방대한 혼불 원고를 표현한 탑으로 자세히 보니 최명희 작가의 실제 원고를 재현한 탑이었습니다.

폐역에 소설 속 이야기와 관련된 조형물을 만들어 전시를 해놓으니 서도역을 먼저 방문했다면 자연스럽게 혼불문학과도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도역은 몇 해 전 방영된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데요 

많은 이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 서도역을 처음 만났을 것 같기도 합니다.

구서도역은 1932년 역사를 준공, 1943년 간이역으로 여객 업무가 확대되면서 근현대사를 살아가던 서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많은 기차들이 달렸던 곳입니다.

그 곳에서 누군가는 기다리고,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새로이 첫 발을 딛기도 했겠지요?

2002년 전라선이 개량공사를 하면서 2008년 역무원 무 배치 간이역으로 격하되었다가 폐역이 된 구서도역이 지금도 자신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까요?

오래된 서도역 역사 옆 하얀색 건물 두 채가 들어섰는데요

아직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모르겠지만 폐역인 목조건물과 위화감이 없어 좋았습니다.

서도역 역사 앞에 서 있으니 마치 오래 전 그 해 기차를 타고 내리던 이들이 그려집니다.

오래된 목조건물의 매력은 서도역 역사를 보자마자 바로 느낄 수 있어서 많은 이들이 찾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고 건물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은 그 때 그 시절을 이야기하며 구서도역을 즐깁니다.

폐역 밖으로 나오면 이제는 기차가 지나가지 않는 기찻길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요,

아이는 신나게 기찻길 위로 올라가보고 뛰어가며 자신이 기차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답니다.

기찻길이 나이를 많이 먹어서 이제 기차가 안다니는 것이냐는 아이의 물음에서 아이도 기찻길의 세월이 느껴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차가 어디로 가는지에 따라 기찻길이 길목을 막기도 한다는 이야기에 마냥 신기한 아이는 한참을 기찻길 위에 올라가 걸었습니다.

오래된 기찻길 옆에는 뿌리를 내리고 묵묵히 함께 있어준 나무들도 보입니다.

이 곳은 그야말로 멋진 영화 속 한 장면과 같은 장소이기도 한데요,

아이는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기찻길을 즐기고 저는 이 기찻길을 바쁘게 내달렸던 기차들의 이야기를 그려보았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느끼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서도역에서 주는 마음의 위안과 마음의 평안은 서도역이 품고 있는 그 시절의 시간들과 이야기들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문학 속 이야기도, 근현대사를 살아가던 이들의 삶도 직접 본 적도 경험한 적도 없지만 서도역이 말합니다.

“그렇게 살아갔고,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가리라” 라고 말입니다.

우리 문화와 세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남원 사매면 마을이 오래 오래 이 모습을 간직하길 바랍니다.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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