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개자(媒介者)란, 둘 사이에서 양편의 관계를 맺어 주는 사람이나 물건. 또는 그런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표전국어대사전)

내가 처음 전통문화와 인연을 맺은 곳은 2004년 전주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근무하면서 부터이다.

이후 전주대학교 전통문화경영연구소 그리고 현재의 재단법인 한국전통문화전당이다.

1998년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약 5년간 미대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을 지도하며 학원의 홍보기획을 주 업무로 일했었다.

1999년 당시 기획한 ‘학교 앞 찾아가는 전시회’는 전북 아니 전국에 있는 학원 중 최초로 기획하고 실행 했던 것이라 기억한다.

그 토대는 대학시절 미술대학 학생회 일을 하면서 동료들과 함께한 ‘대학로 찾아가는 전시회’이다.

미술을 일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접하게 하려는 시도 들이었다.

2004년부터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월 1~2회 정도 정기적으로 ‘놀이패 우리마당’의 공연이 열렸다.

전주한옥마을이 형성되는 초창기 정기적으로 열린 전통문화공연으로 불특정 고객들을 대상으로 열린 공연이었다.

처음 접하는 분야라 생소함을 감출 수 없었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동화되었고 함께 호흡하게 되었다.

이러한 공연이 지속적으로 선 보일 수 있도록 한 건 공연자들의 열정과 이를 함께 공감하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전주한옥마을에서 ‘전주공예문화한마당’, ‘공예장터 4989’ 등 대중과 소통하는 자체 행사들을 추진하였다.

또한 당시 한옥마을보존협의회에서 지원받아 백중날 행사를 진행하였는데, 이러한 활동들이 향후 ‘한옥마을 프리마켓’이 구성되는데 근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옥마을 프리마켓의 결성 이후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관련행사를 지양하였다.

이는 우리가 시도하여 기반을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생산되었다면 그 다음 우리의 역할은 이을 적극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당시 행사를 추진한 홍팀장의 의지가 매우 컸으며, 적극 협조해 주신 공예인들이 있었기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2014년 전주대학교 전통문화경영연구소 소속으로 처음 전통문화관련 연구 과제를 수행하게 되었다.

과제의 주요내용은 컨설팅을 통해 업체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개선안을 마련 지원하는 것이었다.

또한 일반 대중들이 옻칠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남원 지리산 자락의 장인의 작업실까지 총 10여개의 해당 업체를 직접 방문하여 많은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게 되었다.

당시 좀 더 쉽게 과제를 진행하려 한다면 컨설팅 업체에 일임하여 진행하면 되었지만 컨설팅 업체 담당자와 함께 모든 업체를 방문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업체에 요구되는 개선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으며 이에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나는 2015년 한국전통문화전당에 입사하면서 더욱 다양한 분야의 전통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그러한 과정 속에 ‘나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이러한 질문 속에 내가 찾게 된 것은 ‘전통문화의 매개자’이다.

전통문화의 매개자로써 어떤 매개자가 될 것인가는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평생의 과제일 것이다.
 
/이영욱 한국전통문화전당 경영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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