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소비자들의 생활 형편이 쉽사리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내수시장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택가격 전망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가계부채 또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서민경제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발표한 3월 전북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도내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8.4로 전달보다 2.6p 상승했다고 한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그러나 전국 평균 상승세(3.1p)보다 더딘 데다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하회함에 따라 낙관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선, 가계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는 86으로 전달보다 1p 감소했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전달보다 11p나 오른 73을 기록했다.

백신 접종 소식이 전해진 뒤 빠르게 접종이 이뤄지면서 그 기대감에 큰 폭으로 올랐지만 기준 값이 100을 하회함은 물론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대내외 경기 침체의 해소가 더딤을 보여주는 우회적 반응인 셈이다.

문제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됐지만 사회적 거리두기(1.5단계)가 연장이 거듭되며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물론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6개월 뒤를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 CSI가 4p 정도 상승했지만 96이며, 생활형편전망 CSI도 96으로 기준 값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특히 고용시장 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취업기회전망(86)도 기준 값을 하회했고, 6개월 뒤 전망인 가계수입전망은 전달보다 1p 하락한 94를 기록한 반면 가계부채는 101로 지금보다 더욱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일자리 창출, 소비 활성화 등의 대책이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코로나19 불안요소에 따른 경기 침체기가 길어져 그만큼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기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단계적 경기 활성화 대책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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