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 세상을 바꾼다.

중세 유럽의 예술과 문화를 다시 부흥시킨 르네상스의 뒤에는 ‘메디치 가문’이 있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상인과 군인, 예술가와 종교인, 과학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네트워크를 만들고,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나 새로운 창조와 혁신으로 유럽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종교개혁을 초래한 교황 레오 10세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군주론’의 마키아밸리를 후원했고, 지동설의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자신이 발견한 별 이름을 ‘메디치의 별’이라 붙일 만큼 큰 후원을 받았다.



#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은 방향을 잡는 나침반과 같다.’ 

국내 유니콘 1위인 쿠팡도 적자매출 상황에서도 투자를 진행한 소프트뱅크가 없었다면 지금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실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투자자가 필요하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현시켜보고 검증하는 과정은 마치 신항로를 개척하고 새로운 기회의 땅을 밟는 것과 같다.

이때 함께 비전을 공유하고, 더 나은 방향의 돛을 돌리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투자자이다.

한국에서는 벤처기업의 태동과 발전이 있었던 90년대 후반부터 제도가 정비되어, 초기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위한 엔젤투자지원센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단계별 투자기관들과 개인 투자자들이 있다.

최근 드라마 ‘스타트업’ 덕분에 기업을 성장시키는 컴퍼니빌더, 액셀러레이터라는 단어도 보다 친숙해졌다.

한국벤처투자는 2005년부터 공공펀드를 조성하여 현재27조원 규모의 벤처펀드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창업가들은 이런 정보도 잘 모를뿐더러 투자자들을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고 어디서 만나야 할지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전북지역에서도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수요피칭마루’라는 투자매칭프로그램으로 나의 투자유치가능성을 진단해보고, 나와 핏(Fit)이 맞는 투자자와의 매칭을 진행해볼 수 있다.

자, 그럼 어떻게 벤처투자자를 만나고, 나의 성장가능성만을 믿고 모험적 아이디어에 투자금을 내는 투자자를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



# ‘투자자는 강력한 조력자’  

소수의 인력과 소규모 자금의 ‘스타트업’은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사업영역의 선점을 위해, 자신의 우군을 만들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투자자는 투자만 하지 않는다.

투자금 외에도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네트워킹을 주선해주고, 후속투자유치 및 경영관련 조언으로 창업자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미국의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는 투자기업과의 선후배 동문 문화가 좋은 전통으로 자리 잡아 서로간의 동료 학습(Peer Learning)으로 기업간 협업기회를 많이 창출하였다.

마켓컬리는 최근까지 4천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사업초창기 100곳 중 95곳에서 거절을 당할 정도로 뼈아픈 거절의 시간이 있었다.

김슬아대표는 투자자인 세마트랜스링크의 만남으로 인해 자신만이 가지고 있던 책임감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사업가 자질을 더욱 살려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



# ‘새로운 투자흐름 ESG투자와 스타트업’ 

미국 최고의 컨설턴트 중 한명인 로렌스 새무얼은 <트렌드인사이트 2030>에서 앞으로 10년을 지배할 주요한 키워드 중 ESG 투자를 뽑았다.

우리나라 역시 2030년부터 코스피 상장기업의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제 ESG평가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ESG란 환경(E, Environmental ), 사회(S, Social) 지배구조(G, Governance)를 뜻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한다.

기업의 재무적 측면 뿐 만이 아니라 비재무적 측면을 기업가치에 통합하는 평가방식으로 볼 수 있으며, 2000년 이후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의 확산과 함께 공적자금 및 신용평가사, 기관투자가, 자산운용기관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ESG투자, 혹은 임팩트 투자는 이제 가장 안정적 투자, 가장 전망 좋은 투자, 가장 수익성 높은 투자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 흐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나의 사업아이템이 사회, 문화적 흐름의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며, 그보다 더 큰 것은 비즈니스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결정하는데 주요한 방향을 잡아준다는 것이다.



# ‘혁신적 기업가와 투자자가 바꾸는 세상’  

혁신적 아이디어와 어떤 장벽도 두려워하지 않는 스타트업이 그를 믿어주는 과감한 벤처 투자자와 함께 할 때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다시 유럽의 르네상스로 돌아가 보자.

메디치 가문에서는 이질적인 서로 다른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들의 수많은 생각들이 만나고, 그 교차점에서 서로의 재능을 융합하여 혁신적 아이디어들을 내는 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라는 기업경영방식은 바로 이 메디치 가문의 풍토에서 유래된 말이다.

진정한 메디치 효과는 보다 많은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성장하기 위한 창조적 플랫폼과 만남들을 창출하는 소셜라이프 속에서 더욱 가능하다.

전북의 소셜라이프, 그리고 메디치를 꿈꾸며, 그리고 그러한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더 많은 투자자들의 지원으로 성장되는 진정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으로 더욱 생동하는 전라북도의 미래를 꿈꾼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박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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