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군산조선소에
공공의대 설립 등 산적
여권 동력 급속약화에
현안 제동걸리나 우려

여, 대표선출 등 빨라져
의원들, 범전북 정치권
연결고리 구축 시급해

원내대표 고창 안규백
당대표에 고창 홍영표
출사표전망 지원해야

야, 정운천 도당위원장
오세훈 재경도민회 참석
조수진 선대위서 활약
정권교체 강력 주장

정세균 곧 총리 사의
대선행 본격 합류 전망
호남출신에 처가 경북

김종인 재보선 공로자
비대위원장서 내려와
야권통합 역할 주목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이 8일 국회에서 4ㆍ7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총사퇴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선에서 야당이 압승하고 여당이 패배했다.

국민의힘은 재보선의 핵심인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격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8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야권 압승으로 재보선이 마무리되면서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여권은 책임론과 함께 지도부가 총사퇴했고, 야권은 본격적으로 야권대통합과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정권을 반드시 교체하겠다는 국민의힘이 재보선 결과 이후, 당 운명을 걸고 경쟁국면에 돌입한 것이다.

민주당이 중심정당인 전북에도 긴장감이 상당하다.

4.7 재보선 이후 전북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도민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편집자주



/재보선 참패, 전북-중앙 연결고리 구축이 과제/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선에서 대선 전초전격으로 불리던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선에서 패했다.

전국 21곳에서 치러진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호남 지역에서 치러진 4개의 지방의원 선거에서만 당선됐고 나머지는 모두 졌다.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직전에 치러진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전북 정치권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전북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수소탄소산업 구축, 국립공공의대 설립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다 강소권 전략 및 광역철도망 구축과 같은 미래지향적 과제도 상당수 갖고 있다.

그러나 여권의 힘이 약화되면서 전북이 추진하고 있는 현안사업에 제동이 걸리거나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의 눈길이 많다.

현안사업들이 재보선 결과로 인해 지연될 경우 현역 정치인에 대한 지역내 반발이 높아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도내 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재보선 이후의 지역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전북 발전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에는 5월 당권 경선과 9월 대선 후보 선출, 내년 3월 대선이 잇따라 치러진다는 점에서 전북과 중앙 지도부를 어떻게 연결할 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내 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주당은 8일 의원총회 등을 열고 현 지도 체제가 물러나고 조속히 새 체제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따라서 도내 의원들은 범전북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해 현재의 위기국면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민주당은 지도부 사퇴와 함께 전당대회-원내대표 선거를 최대한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는데 참패에 따른 수습을 위한 선거에 범전북 인사들이 나선다.

원내대표 경선에는 고창 출신인 안규백 의원(서울동대문갑)이 오래 전부터 출마를 염두해 왔다.

국회 4선의 경험을 갖고 위기의 당 분위기를 수습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안 의원 외에 윤호중, 김경협, 박완주 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당 대표 선거에는 고창 출신 홍영표 의원(인천부평을)이 출마할 예정이다.

친문 핵심인 국회 4선홍 의원은 친문 표심과 전북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 의원 외에 송영길, 우원식 의원 등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번 재보선 패배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와 LH 사태를 포함한 당정의 엇박자 등이 겹쳐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여권은 총체적으로 체제 개편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 더욱 낮은 자세로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재보선 참패에 대해 도내 정치권도 “민주당이 자숙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전북도당위원장(전주병)은 8일 “이번 재보선에서 예상보다 크게 졌다”면서 “선거에서 패한 이유를 잘 분석하고 성찰해야 한다. 민심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은 “민심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정치권이 민심을 잘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의원 총선 당시 호남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되면서 민심을 직접 실감한 바 있다.

반면 내년 3월9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선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강력히 주창하고 나섰다.

내년 대선까지 범야권을 통합해 정권교체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재보선에서 능력을 발휘한 국민의힘 소속 범전북 의원들은 이번 승리에 대해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국민을 섬겨야 한다”고 말했다.

재선의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비례)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재경전북도민 회의에 참석시키는 등 오 후보와 전북의 거리를 좁히는데 크게 힘을 실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정 위원장의 당내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재보선 선대위에서 활약한 익산 출신 조수진 의원(비례)은 “이번 선거의 흐름은 국민의힘이 잘 해서가 아니라 정부와 여당이 오만했고 국민이 바라는 일과 거꾸로 갔기 때문에 여당이 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의원은 서울시장 보선을 시작으로 야권의 정계개편이 시작됐다면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과 부산시청으로 각각 출근, 직원으로부터 받은 환영 꽃다발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복잡해진 대선 판도, 정세균-김종인 역할 주목/

4.7 재보선은 당장 내년 대선 구도에 커다란 변화를 주고 있다.

여권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재보선 상임선대위원장의 양강 구도 속에 정세균 국무총리의 3파전이 예고돼 왔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 패배에 따라 이낙연 위원장은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당초 전임 박원순 서울시장, 오거돈 부산시장의 잘못으로 보선이 치러지는 만큼 여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상당했지만 결국 당헌당규까지 고쳐 선거에 임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타격이지만 서울시와 부산시의 기초단체 전 지역에서 패한 것으로 나타나 이 위원장이 입는 내상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여권의 대선 경쟁 구도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총리는 조만간 총리직에서 내려 와 대선행에 본격 합류할 전망이다.

정 총리는 이번 재보선에 따른 민심의 흐름을 세밀히 분석하고 여권 대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의 등판이 임박하면서 여권 구도가 이재명-정세균 구도로 짜여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 총리는 국회의원 6선을 지낸 국회의장 출신으로 의회 및 행정부 경험이 강점이다.

기업인 출신으로 통합과 화합의 정치인으로 불리고, 호남 출신에 처가가 경북이라는 점도 남다르다.

야권에선 범전북으로 꼽히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재보선 승리의 최대 공로자로 꼽힌다.

국민의힘 사무처노동조합은 8일 이례적으로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라는 성명을 냈다.

노조는 “민심을 읽는 정확한 시선, 상식과 원칙에 따른 정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거목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한마디로 일할 맛 나는 즐거운 경험이었다”면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민의힘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그 길을 알려주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께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보선 이전의 약속대로 8일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퇴임사를 통해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대 국회의원 총선 참패 후 붕괴 직전에 빠진 국민의힘을 재건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화려하게 직을 마무리했다.

야권에선 김종인 위원장이 야권 대통합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하고 있다.

야권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그리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통합하는 게 최대 과제다.

김 위원장이 이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게 재보선 후 야권의 분위기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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