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년만에 첫 자행 출신 '서한국 전북은행장'

전북은행 국내 최초 ISO 9001 인증
우리캐피탈 인수 JB금융지주 탄생
지방은행 최초 해외시장진출 성공
52년만에 자행 출신 은행장 배출
전북대표기업 자긍심 높여 큰의미

33년 몸담은 직장 큰기회 영광
직원 신뢰-소통 동행경영 실천
전북은행만의 먹거리확보 집중
플랫폼 협력 따뜻한디지털금융
소외계층-대중위한 사회공헌도

1969년 도민의 사랑과 관심으로 첫발을 내디딘 뒤 쉼 없이 52년을 달려오며 이제는 전북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전북 금융산업의 자존심으로 우뚝 섰다.

특히, ‘전북’이라는 이름을 내건 유일한 기업으로, 전 산업분야를 망라해 전북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하지만 사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전북은행이 견뎌야 했던 비바람은 이루다 말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약한 도세에 따른 열악한 산업구조로 금융산업이 발전하기에는 역부족, 지역 여건상 성장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이는 외풍에도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 이에 전북은행에 붙는 현재의 수식어에 대한 이견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가치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는 끊임없는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과거 전라도의 중심인 전북이 언제부턴가 그 자리를 광주·전남에 내어주며 이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은행이 서남권 금융의 맹주로 명실공히 자리 잡은 ‘JB금융지주’의 모태라는 점 또한 지역민의 자존심을 높여줬다는 점에서 더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이에 전북은행이 지역에서 갖는 의미는 단순하지만은 않다.

이런 가운데 자행 출신 은행장이 52년 만에 배출됨에 따라 은행 내부는 말할 것도 없을뿐더러 지역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상기 돼 있다.

외부 출신 은행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아닌 반세기를 이어올 동안 내부 출신을 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해소, 지역민 스스로 자존감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대감 등의 복합적인 심정이 드러난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전북은행은 단순히 기업이 아닌 전북의 자존심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로 인해 이제 항해에 나선 전북은행 ‘서한국호’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에 내부 출신 은행장을 배출하기까지 전북은행이 지나온 길과 그 의미를 되짚어 보고, 전북은행맨으로 시작해 사령탑까지 올라 100년 되는 은행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바통을 넘겨받은 서한국 은행장을 만나 이야기 나눴다.
/편집자주



▲첫 자행 출신 은행장이 오르기까지 전북은행이 걸어온 길=전북은행은 정부의 1도1행 원칙에 따라 1969년 12월 세워졌다.

지방금융 활성화의 목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도세가 약했던 만큼 다른 지방은행보다 성장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전북은행은 단 한 번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묵묵히 제 길을 걸었다.

이에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한민국이 부도 위기에 처하고 지방은행들이 줄줄이 쓰러졌을 때도 전북은행은 이를 견뎌 낼 수 있었다.

오히려 최첨단 신 종합전산시스템을 개통, 이 시스템으로 국내은행 최초로 ISO 9001인증을 획득했다.

은행 전산업무에 대한 품질보증이 보장돼 공신력 확보는 물론 이미지 상승효과를 불러온 것으로, 이처럼 전북은행은 꾸준히 내실을 다지며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불모지나 다름없는 전북의 금융산업 기반을 다져왔다.

무엇보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대내외 경기 사정은 물론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작지만 강한 은행으로 입지를 탄탄히 굳혀 왔던 것이다.

이런 노력에 2008년 미국발 글로벌위기 파고까지 이겨낸 몇 안 되는 지방은행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견디기만 한 것이 아닌 지역을 넘어 충청, 수도권 일대로 영역을 넓혀가며 시나브로 ‘전북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왔다.

이에 2011년 9월 우리캐피탈(주)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2013년 7월 1일 전북은행 주식의 포괄적 이전을 통해 (주)JB금융지주의 탄생을 주도했다.

한 마디로 오늘의 JB금융그룹의 뿌리가 돼 준 셈이다.

여기에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사업 다각화 전략에 따라 2016년 8월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을 인수, 지방은행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에 성공했다.

인수 후에는 연평균 30%씩 성장함에 따라 코트라가 꼽은 캄보디아 투자진출 성공사례 중 하나였다.

경기침체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도 전략적 경영과 위기관리를 통해 내공을 쌓아온 것으로, 이에 해마다 최대 실적을 일궈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당기순이익 1천241억원을 달성하며 은행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 현재도 이 세를 몰아 100년 은행을 향해 쉼 없이 걸어가고 있다.



▲‘전북은행맨’ 은행장이 갖는 의미=지난 1대~11대 은행장 중 자행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산업은행, 상업은행, 제일은행, 한국은행 등 외부은행 출신이 행장직을 맡아 전북은행을 이끌어 왔다.

이에 지역에서는 자행 출신 은행장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은행을 단순히 금융기관으로 바라본 것이 아닌 자부심이었기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뿐만 아니라 전북은행이 지역민들이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로 성장해 갈수록 공적인 역할이 강조되면서 이는 외부 출신보다 지역의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출신이 적임자라는 여론도 더해졌다.

이렇다 보니 이번에 창립 52년 만에 탄생한 ‘첫 자행 출신 은행장’에 대한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전북은행이 성장 궤도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의미이자 전북은행맨의 경영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북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전북의 ‘자긍심’을 높였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 서한국은행장 인터뷰 "첫 자행 출신, 100년가는 전북은행의 길 열것"

1. 제12대 전북은행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첫 자행 출신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의 주인공이 되셨는데요,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입사 후 지금까지 33년간 일해 온 직장에서 다시 한 번 조직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더불어 반세기만에 전북은행 첫 자행 출신 은행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자행 출신 은행장의 이점 중 하나는 직원들과 이미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업무 추진의 연속성과 속도감을 담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원들과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은행의 발전방향을 함께 논하며 동행 경영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 전북은행의 새 역사를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2. 전북은행의 사령탑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가실 계획입니까? 또, 향후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갈 사업 분야는 무엇입니까?

“전북은행만의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경쟁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히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아닌 특화된 우리만의 포지셔닝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북은행만의 경쟁력으로 무장한 핵심사업의 정교화 및 고도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구조적 이익기반 강화를 강력히 추진해 나갈 방침입니다.

특히, 영업채널을 활용한 전략상품 시즌1의 안정적 성장에 이어 비대면 채널이 중심이 된 시즌2의 고도화 및 확대에 주력, 이는 전북은행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우선 경영 과제가 될 것입니다.

또, 우리만의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표준과 방향성을 설정하고 규모에 맞는 디지털 전략을 수립해 역량을 집중, 단순히 자동화와 신기술의 접목이 아닌 영업이나 채널 등을 뛰어넘어 일하는 방식, 의사결정, 기업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꾀하겠다는 것입니다.

은행의 경쟁력은 단순히 자산이나 고객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유입시켜 이를 분석 및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변화의 흐름을 읽고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신속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인터넷 은행, 빅테크, 핀테크 등 플랫폼 업체들과의 경쟁이 아닌 전략적 제휴와 협력관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단순히 기술만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닌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마음을 읽어 낼 수 있는 ‘따뜻한 디지털 금융’을 지속적으로 구현해 나갈 것입니다."



3. 아무래도 첫 자행 출신 은행장 탄생은 직원들에게도 큰 자부심으로 작용할 것 같은데요, 새로운 조직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나가실 건가요? 

“발상의 전환을 통한 살아 숨 쉬는 조직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많이 변했고, 세대 간 소통법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에 최우선으로 임직원 간 열린 소통을 통해 창의적이고 수평적 문화와 상호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또한 천편일률적인 교육보다는 직원역량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들과 분야별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자기 주도적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것입니다.

특히,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조직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창의적인 사고,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고로 협력하고 경쟁하는 가운데 집단 지성을 강화해 나가려고 합니다.”



4.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동안 전북은행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곳곳에 온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공헌활동의 방향은 어떻게 설정, 추진해 나가실 계획입니까?

“전북은행은 창립이 후 현재까지 변함없는 도민 사랑의 마음으로 1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사회공헌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금융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기업시민으로서 기본적인 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전북은행은 그동안 청소년과 노인, 장애인, 다문화 가정에 이르기까지 사회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중들을 위한 활동도 실시할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소외계층 이웃들이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하며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전북은행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5. 마지막으로 도민에게 한마디 전하신다면.

“지역경제가 유래 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 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의 연장으로 피로감 또한 커져가면서 심적으로도 많이 지쳐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를 이겨 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만큼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지금의 이 상황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북은행도 지역사회의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며 향토은행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

또한 도내 현안 사업들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면서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 및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따뜻한 금융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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