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186.0%-쪽파 50.8%↑
캠핑족 증가 삼겹살값 상승
채소류-수산물수요 오름세
소비자들 부담 당분간지속

“삼겹살 가격도 많이 올랐고 상추도 비싸고, 정말 장바구니에 담을 게 없더라고요.”

네 살배기 딸을 둔 김주은(전주시 서신동) 씨는 지난 주말 오랜만에 시골집 근처로 캠핑을 가기 위해 장을 보다가 한숨만 나왔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2년째 꽃구경 한 번 제대로 못 하다 간만에 나선 나들이 비용이 부담된 것이다.

김 씨는 “부모님도 뵙고 아이랑 봄바람을 쐬려고 가벼운 여행을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사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기분이었다”며 “정말 안 오른 게 없더라. 과일값은 또 왜 이리 비싼지, 어째 서민들만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밥상물가 오름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한 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봄 나들이철을 맞아 삼겹살이나 쌈채소 수요가 증가함은 물론 고등어 등은 어획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상여건이 좋아 일부 품목은 약보합세가 예상되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데다 축산물은 하락 요인이 없어 소비자들의 밥상물가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도내 유통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 사이트인 카미스에 따르면 ‘파테크’, ‘쪽파코인’ 신조어까지 생겨난 대파(상품·1kg)와 쪽파(상품·1kg) 평균 도매가격(16일 기준)은 평년보다 각각 186.0%, 50.8% 오른 4천452원, 3천812원이다 올 초 한파로 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하며 대파 품귀현상까지 빚어질 때보다는 오름세가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평년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다음 달 봄 대파가 출하될 때까지는 이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맘때면 수요가 증가하는 상추(상품·4kg)도 평년보다 31.8% 오른 1만6천260원에 도매시장에서 거래됐다.

그나마 깻잎(상품·2kg)은 4.9%로 소폭 오른 상황.

여기에 사과(후지·상품·10kg)와 배(신고·상품·15kg) 역시 지난해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 여파가 여전하면서 1년 전보다 각각 60.5%, 69.3% 오르며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만만치 않다.

삼겹살(국산냉장·중품·100g)과 목살(중품·100g) 평균 소매가격은 2천282원, 1천981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8.6%, 15.9% 올랐다.

봄철 황사시즌이면 삼겹살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 대신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식탁에 자주 오르며 국민생선이라 불리는 고등어(중품·10kg) 도매가격(5만8천580원)은 평년보다 1만2천903원가량 비싸진 가운데 어획량이 줄어 냉동 고등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 역시 33.2% 올랐다.

물오징어도 1년 전보다 27.9% 올랐으며, 북어, 굴 등의 가격 또한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소비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채소류의 경우 올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육환경이 좋아 안정세가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일손을 구하지 못할 경우 시장 내 반입량은 미지수인 데다 돼지고기나 수산물의 경우 하락 요인이 없는 만큼 상승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 수요가 줄었지만 밀키트 등의 수요는 늘면서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며 “5월 가정의 달인 만큼 수요 하락 요인이 크지 않아 이 추세를 이어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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