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
내달 7일개관 170명 어르신
영정사진전시··· 김학량작가
서학동사진관서 '짱돌' 선봬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가 5월 개관을 맞아 ‘봄날은 간다’를 선보인다.

5월 7일부터 30일까지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십여 년전 불쑥 찾은 중년남자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계남정미소는 지역 사진들을 모아 테마 별로 기획전을 이어갈 때다.

남자는 사진전시를 하는 것 같은데 영정사진을 찍으면 어떻겠냐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부모 사진은 사진관에서 찍으면 될 것은 왜 찾았을 까 의아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부모에게 선뜻 ‘사진 찍으러 가자’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며 속내를 털어냈다.

이것을 계기로 작업계획을 시작했다.

동네마다 다니며 어르신들에게 ‘사진을 찍어준다’고 제안을 했지만 ‘이미 다 있다’며 고개를 내 저었다.

어떻게 설득해 찍기 시작했는데 농번기 중 그나마 틈이 생기는 가장 더운 7월 말경 구 면사무소 방에서 시작했다.

모두들 들판에서 일하느라고 얼굴이 새까맣게 탄 모양새다.

원래 찜질방용으로 지은 방은 창문도 없고 냉방시설도 없었다.

하지만 불만을 말하는 어르신은 한 분도 없이 단정한 모습을 서로 옷매무새를 고쳐주었다.

170여명의 어르신들 영정사진을 찍고 기왕 방문한 것, 전신사진을 찍자고 해 고운 모습으로 사진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김지연 작가는 “당시 대부분 1920년대, 30년대 태어난 분들이니 이 중에는 돌아가신 분들도 많이 계실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북 진안군의 마령면과 백운면 일부 지역의 어르신과 그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 서학동사진관은 5월 5일부터 6월 5일까지 김학량 개인전을 마련했다.

‘짱돌, 살구 씨, 호미’란 제목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짱돌을 화두로 삼았다.

사람들이 취미삼아 모아들이는 수석이나 괴석 말고, 여기저기 길바닥이나 산길에 제멋대로 나뒹구는 돌, 한 주먹에 쥐어지는 막돌, 수집하거나 기념하거나 사고 팔 말한 값어치가 없는 그저 되는데로 생긴 돌, 야릇하게도 그런 돌이 자꾸 눈길에 걸리고 마음을 잡아끌었다.

작가에게 이런 돌은 아무데서나 뒹굴고 있는 마치 버려진 악기와 같다.

악기도, 연주자도, 악보도 다 사라지고 남은 것이라곤 저 사물, 존재의 적막함 또는 적막한 사물 그 자체 뿐이다.

그것은 과객과도 같아 무시해도 그만이지만, 은근히 사람의 마음을 빼앗고 어느 구석에서도 은근히 주눅들게도 하고, 별안간 꾸짖는 듯도 하다.

김학량 작가는 “화가는 아무 상상력이 없는 사람처럼 그저 이것저것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며 하나씩 공을 들인다”며 “그럴싸한 수법도 없이 그럴 듯하게 해석할 요량도 없이 한지에 목탄이나 연필로 다만 그릴 뿐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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