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원문화원 '남원의 산하'

수탈 역사 정유재란 흔적 고스란히 남아
고유지명 되찾아 정확한 고증 위한 발굴

남원의 산과 하천을 집대성한 ‘남원의 산하’ 상하권이 발간됐다.

남워문화원이 펴낸 이 책은 265개의 산과 38개 하천을 품고 있는 남원의 산과 하천을 기록하고 있다.

책을 집필하기 위해 ‘남원의 산하’ 조사단은 일제가 왜곡시킨 ‘산경표’의 우리 전통지리와 춘향골 남원의 고유지명 부활을 염원하며, 30여년 동안 축적된 경험과 법고창신으로 선조의 얼이 서린 산과 강을 구석구석 누볐다.

그 결과 마한 왕궁인 달궁터와 황령암지, 남원의 젖줄 요천발원지인 무룡샘, 남원 땅의 백두대간 시작점인 삼계봉 등의 발견과 남원지역의 265개 산과 38개 하천을 조사 연구해 그 성과물을 엮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1769년 여암 신경준이 편찬한 우리 전통지리서인 ‘산경표’를 일제가 ‘산맥도’로 왜곡시킨 수탁의 역사와 정유재란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남원읍성과 만인의 총 앞에서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선조들이 후손들에게 물려준 아름다운 남원의 산하가 태양광 시설, 축산시설, 석산개발, 도로개설 등으로 훼손돼 자연환경이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1908년 지리교과서였던 ‘고등소학 대한지지’를 조선땅에서 몰아내고 일제는 땅 속의 지질 개념으로 왜곡시킨 ‘산맥도’를 ‘조선 산악론’에 도입했다.

그리고 행정구역 통폐합이라는 미명 아래 남원지역 마을의 고유지명을 왜곡시켰다.

이때부터 ‘산경표’의 우리 전통지리와 우리 고유지명은 이 땅에서 사라졌다.

그 대신 일제가 왜곡시킨 ‘산맥도’와 생소한 지명들이 우리 사전이나 지리교과서에 오늘날까지 금과옥조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일제가 왜곡시킨 전통지리서인 ‘산경표’와 우리 고유지명 부활운동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남원의 산과 하천, 문화유적과 명소 등을 조사 연구하기 시작했다.

책은 남원의 265개 산을 16개 읍면별과 동지역으로 분류했으며, 산줄기 체계는 대분류 백두대간, 중분류 정맥, 소분류 지맥, 기타분류 분맥 순으로 정리했다.

산 이름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와 우리 전통지리서인 ‘산경표’ 참고문헌과 주민들의 고증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리고 ‘지형도’ 각종 문헌들이 오류를 범하고 있는 지명들을 바로 잡았다.

또 이번에 수록되지 못했거나 부족한 점은 추후 수정보완함과 동시에 일제 강점기에 우리 고유 지명이 왜곡되었거나 각종 문헌과 지도마다 산의 위치나 이름이 서로 다르고 오류가 많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달궁터와 황령암지에 대한 정확한 고증을 위한 발굴조사가 절실히 필요함도 알게 됐다.

더불어 그동안 산 이름이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것을 하나로 통일하고 이를 바로잡는 일은 이번 조사과정을 통해 명확하게 정리했으며, 그동안 요천 발원지가 정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던 것을 백두대간 영취산 무룡고개 아래 무룡샘이 요천의 발원지임으 찾아낸 것은 발간의 큰 성과로 여기고 있다.

남원문화원 김주완 원장은 “이번 발간은 면밀한 조사과정을 통해 방대한 자료를 모은 결과물이다. 수많은 사람이 참여해 조사, 감수, 고증의 과정을 통해 완성됐다”며 “남원의 읍면동을 빠지지 않고 누비며 땀을 흘린 김정길 조사단장을 비롯해 조사위원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남원의 산과 하천, 마을의 역사를 더듬어보는 좋은 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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