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종합경영평가 '대상'
전국 900여개 중 7위 기록
1970년 31명 1만433원 시작
IMF 위기 마동-모현 합병
재무개선조합 불명예 딛고
지난해 자산 1,416억원 달성
80%대 예대율 연체율 0%
직원 단합-소통 신뢰 회복

‘일인은 만인을 만인은 일인을 위해’

1960년 설립 이래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며 발전해 온 신협의 협동이념이다.

 자발적으로 조직한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이 필요할 때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고 이익은 지역사회와 조합원에게 오롯이 환원하는 조합원 중심의 경영철학을 통해 지난 61년 동안 전북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의 실핏줄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경기 침체를 더욱 가속화 시키면서 신협은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신협정신을 통해 ‘함께’, ‘나눔’을 실천, 전북경제와 사회를 어부바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위기극복의 답을 ‘신협정신’에서 찾을 수 있으며, 전북처럼 경제 기반이 약해 외풍에 쉽게 흔들리는 지역에서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도내 크고 작은 신협들은 조합원의 자산 지키기는 물론 작은 이익이라도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해 지금 이 시각에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해 묵묵히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

이에 유례없는 사태로 붕괴 직전의 서민경제를 지탱해준 도내 71개 신협 가운데 지난해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경영 능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지역경제를 어부바하며 긍정의 에너지를 전한 우수 신협 4곳을 찾아 3주마다 1곳씩 소개한다.

첫 행선지는 ‘2020년도 신협중앙회전북지부 종합경영평가’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우리신협(이사장 김한주)’으로, 거듭된 위기를 극복하며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우리신협만의 저력을 엿봤다.
/편집자주



▲도내 71개 신협 중 대상을 거머쥔 알차고 강한 ‘우리신협’=익산시 인북로에 자리한 우리신협(이사장 김한주).

 지난해 신협중앙회 종합경영평가에서 도내 71개 신협 가운데 ‘대상’을, 전국 9백여 개 중 7위(우수상)에 이름을 올리며 명실공히 작지만 강한 신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이런 성장에 신협들 사이에서는 그 누구라고도 할 것 없이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유난히도 험난하고 험난했던 길을 오롯이 견뎌내며 거머쥔 결실인 만큼 같은 신협인으로서 그 무게감을 견뎌냈을 신협인에 대한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이다.

우리신협은 1970년 6월, 조합원 31명에 당시 자산 1만433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992년 12월 자산규모 100억을 돌파, 이듬해 지금의 자리에 둥지를 틀며 규모를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1997년 IMF 경제위기에 발목이 잡히며 1차 위기를 맞았다.

그 위기를 벗어나고자 2000년 6월, 마동신협과 모현신협을 합병해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 새 출발의 의지를 다졌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경험이 없던 합병이다 보니 되레 손실이 발생, 엎친 데 겹친 격으로 퇴사 도미노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된 것이다.

‘재무개선조합’이라는 불명예까지 짊어지면서 주변에서는 회생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의 대상이 돼야 했다.

하지만 몇 명 남지 않은 직원들이 2010년 ‘단 1원이라도 흑자를 내보자’라고 각오로 뭉치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개인’이 아닌 ‘우리’가 되면서부터 우리신협은 그야말로 도약의 도약을 거듭해 간 것이다.

‘흑자 실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 어느새 그 바람은 태풍이 돼 2010년 420억원의 자산 규모가 마침내 지난해에는 1천416억원 확대, 조합원 수도 1만1천546명으로 늘면서 서민 경제를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로 자리잡았다.

더욱이 혹독한 어려움 속에서도 신협중앙회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스스로 일어나겠다’는 의지만으로 토대를 닦은 만큼 그 어느 신협보다 자생력이 탁월, 이 힘은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오고 있다.

이런 저력을 인정받아 우리신협은 2010년부터 5년 연속 신협중앙회 경영평가에서 경영우수상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경영최우수상을 받았다.

특히, 2019년에는 탁월한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6개 부문에서 표창을 받는 등 그야말로 짧은 시간 내 눈부시게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멈추지 않고 결국 지난해 도내 신협 가운데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며 전국의 우수 신협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영등급이 현재 5단계 중 최상위인 1등급으로,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으며, 무엇보다 80%대의 예대율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0%대로 전국 신협 가운데 가장 실력 있는 신협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늘의 자리에 있기까지의 흘린 땀=총체적 난국으로, ‘문제’ 있는 신협에서 이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된 우리신협.

2번의 큰 위기에, 20여 년간의 침체기를 겪었음에도 오늘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앞에서 언급했듯이 ‘개인’이 아닌 ‘우리’, 즉 ‘단합’을 가장 큰 동력이라고 우리신협은 꼽았다.

하지만 이는 이명미 상임이사와 이동기 전무가 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당시 존폐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며 함께 해보자는 뜻을 모아갔던 것이다.

특히, 이 이사는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오롯이 능력을 인정받아 실무책임자에서 현재의 자리에 오른 인물로, 차별 없는 조직문화를 구축해 직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능력을 쌓을 수 있도록 주도했다.

이 전무 역시 오토바이를 타고 집금업무부터 실무책임자까지 지난 30여 년간 쌓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며, 오로지 조직의 발전을 위해 노둣돌을 놓았다.

여기에 이사장직은 지난 2018년부터 맡았지만 부이사장, 이사직을 역임하며 힘든 시기를 직원들과 함께 견뎠던 김한주 현 이사장의 포용력까지 더해지면서 우리신협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평소에도 ‘사람이 우선이다’를 솔선수범하는 김 이사장은 권위를 앞세우기보다는 낮은 자세로 직원들을 보듬으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일등 공신인 셈이다.

이에 현재 우리신협 직원들 모두 책임자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철두철미하게 관리하고 있다.

결국, 경영진의 노력이 직원들 스스로를 변하게 만들었고, 이는 조합원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얻는 동력이 된 것이다.

이 이사와 이 전무는 “어려운 시기를 워낙 오래 겪었지만 지나고 보니 현재에는 그 시기가 체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직원들과 함께 더욱 내실을 갖춰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눔’, ‘함께’를 실천해 가는 우리신협=우리신협이 더욱 빛나는 것은 어려운 시기를 보낼 때도 주변을 살폈다는 점이다.

신협정신을 잊지 않고 미약하나마 온정을 꾸준히 이어온 것으로, 온세상나눔캠페인, 장애우 위문봉사, 사회공헌재단기부금 후원금 등 소외계층을 위해 나눔과 소상공인 찾아가는 자문서비스 등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층에 문화센터를 열고 노래교실을 운영하고, 가요 콘서트 등을 펼치며 지역 곳곳에 환한 웃음을 전파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김 이사장은 “어려운 시기 우리신협은 조합원으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던 만큼 이는 당연한 행보다”며 “특히, 신협의 이념이 결국은 나눔 아니겠느냐. 일회성이 아닌 꾸준하게 온정을 전하며 지역과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주 이사장 인터뷰 "직원-조합원 위한 진정성으로 우리신협 성장 이끌어"

늘 직원과 조합원, 어려운 이웃들이 먼저인 우리신협 김한주 이사장.

우리신협의 오늘을 만들어낸 숨은 공신이다.

하지만 그 공도 직원들과 조합원에게 모두 돌리고 있는 그다.

이사장직에 올라 가장 먼저 김 이사장이 한 일은 직원들의 월급을 올린 일이다.

그것도 무려 15%, 이듬해에는 10%를 인상했다.

그는 “이직이 잦은 것은 결국은 그만한 대우를 해주지 않고 조직의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해서 가장 먼저 월급을 통해 이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싶었다”며 “단순히 월급이 아닌 직원들에 대한 마음이었기에, 이는 결국, 스스로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신협만큼 직원들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진 신협은 없다고 자부한다”며 “스스로가 변화하려고 했기에 가능, 그만큼 직원들의 책임감이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히 3층을 문화센터로 꾸며 조합원과 인근 주민들에게 내어줬다.

수준급 색소폰 실력으로 노래교실을 직접 이끌며 소통하는 이사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진정성이 우리신협의 신뢰를 높이는 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 더 많은 것을 나누고 싶다는 김 이사장은 이를 위해서라도 우리신협이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그 길에 소형 신협을 챙기면서 가겠다는 계획도 더했다.

김한주 이사장은 “신협정신을 실현하며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며 “우리신협은 올해 또 한 번 더 도약, 이제는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신협으로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통해 조합원과 지역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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