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혼인건수 최하위
2010년 이후 내리막길 걸어
일자리-집값 부담 결혼포기
"실질적 대책 강화" 목소리

도내 혼인율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전북을 떠나는 젊은 층이 증가하는 가운데 집값 탓에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다는 소위 ‘삼포세대’의 그림자가 짙어짐은 물론 결혼에 대한 인식이 점점 달라짐에 따라 하락세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특히, 도내 인구 증감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이에 따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2020년 호남·제주 혼인·이혼 현황 및 분석’에 따르면 도내 혼인건수는 총 6천53건으로 2019년보다 13.6%(952건)가량 감소했다.

10년 전보다는 무려 42.5%(4천472건)나 감소, 호남·제주지역에서 하락세가 가장 가파르며 지난 2010년(10만525건) 이후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전국 평균 증감률(-34.5%)보다 하락세가 가파른 것으로 파악됐다.

인구 1천명당 혼인건수(조혼인율) 역시 10년 전보다는 2.3건 정도 감소한 3.4건으로 집계됐다.

호남·제주지역에서 최하위권이며, 전국 조혼인율(4.2건)보다 0.8건 낮은 수치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남녀 모두 초혼이 전체 혼인 건수의 72.9%를 차지하는 가운데 10년 전 대비 하락세는 재혼보다 더욱 가팔랐다.

남자 초혼의 경우 10년 전보다 44.0%하락, 재혼은 40.2% 감소했으며, 여성은 각각 44.3%, 35.8% 감소한 상황.

이어, 혼인 연령별로는 지난해 처음 결혼한 이들의 평균 나이는 남자는 33.5세, 여자는 30.5세로, 전국 초혼 평균연령보다 남자는 0.3세 많은 반면, 여자는 0.3세 적었다.

10년 전보다 도내 남·여 초혼평균 연령은 각각 1.77세, 2.01세 정도 늦춰졌다.

남녀 모두 결혼 연령이 늦춰지면서 30대 결혼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남자 연령별 혼인 비중은 30~34세가 30.8%로 가장 컸으며, 25~29세(21.0%), 35~39세(17.8%) 등이 뒤를 이었다.

여자는 25~29세(32.9%)가 가장 많았으며, 30~34세(26.5%), 35~39세(12.1%) 등의 순이었다.

결국, 일자리 등의 문제로 청년층의 탈 전북화가 지속되면서 혼인 적령기 인구 감소, 즉 혼인율 감소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빠른 생활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젊은 층 사이에서 자리 잡았다는 점 또한 혼인율 감소세를 부추긴 원인이다.

여기에 지난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결혼을 미루는 현상이 짙어지면서 유독 전년대비 혼인율 감소세가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이는 곧 출산율의 선행지표로, 도내 인구증감은 물론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는 점이다.

이에 청년층의 탈 전북화를 막아 혼인 적령기 인구를 늘리고 집값 안정화 등 혼인 부담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혼의 경우 지난해 도내 이혼 건수는 총 3천763건으로, 2019년보다 6.1%(244건) 소폭 감소했다.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조이혼율)는 2.1건으로 전해보다는 0.1건 감소했지만 10년 전과는 동일했다.

이혼 평균 연령은 남자는 49.6세, 여자는 45.6세로, 결혼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이혼 연령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0년 전보다 남자의 이혼연령은 5.13세, 여자는 5.07세 높아졌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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