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지점 스쿨존과 20m 차이
보호구역 갑자기 지정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두 살배기 아이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의 ‘민식이 법’ 적용을 놓고 치열한 법적공방이 예상된다.

전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영호)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55)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변호인 측은 “이 사건의 사고가 발생한 지점과 어린이 보호구역은 20여m 떨어진 곳이었다”며 “따라서 적용 법조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고 이후 해당 지역은 갑자기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중앙분리대 등이 설치된 것”이라고 민식이법 적용의 부당성을 주장한 후 “전주시에 사실조회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피고인이 아이를 친 사실은 인정하지만, 앞바퀴로 깔고 지나간 것은 아니다”라며 사고의 고의성도 부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 변호인 측 의견을 수용함에 따라 오는 6월 1일 증거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A씨는 지난해 5월 21일 정오 20분께 전주시 반월동 소재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불법으로 유턴을 하다가 자신의 SUV차량으로 B군(2)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사고 당시 A씨의 차량 속도는 시속 9~18km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유턴 과정에서아이를 보지 못했다"며 사고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고는 민식이법 시행 후 전국 첫 번째 사망사고로 기록되기도 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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