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영길-윤호중
투톱체제 본격 가동
당직 한병도빼곤 없어
전북 전례없이 위축

문재인정부 출범당시
전북인사들 요직꿰차
이제는 손에 꼽을정도

전북 인맥풀 재정비
중간관리 체계적관리
도내 국회의원 힘키워
철도망 등 현안지원을
대선 전북현안 추진후보
선택해 도움받아야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대표-윤호중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를 구축하고 새롭게 출범했다.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종반으로 들어가는 해인데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투톱 체제가 어떻게 움직일 지 여야 정치권의 관심이 높다.

민주당이 ‘새로운 체제’로 출범한 가운데 전북은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됐다.

여권의 핵심인 당-정-청에서 전북 인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어서다.

당정청의 리더군에서 전북이 소외되는 현실은 근래 보기 드문 일이다.

그래서 전북이 인맥 약화라는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또 내년 대선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도민 시선이 집중된다.
/편집자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달 16일 새 원내대표로 국회 4선인 윤호중 의원(경기구리시)을 선출했다.

친문의 핵심인 윤호중 원내대표는 유능한 개혁정당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를 1년 남겨 놓았지만 민주당이 중단없는 개혁을 주도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 및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것.

이어 지난 5월2일,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열고 새 대표로 비문의 송영길 의원(인천계양을)을 선출했다.

국회 5선의 중량감을 가진 송 대표는 내년 대선 승리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에서 전북의 고민이 적지 않다.

송 대표와 윤 원내대표 모두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치활동을 해 왔다.

민주당 인사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성공적 국정 운영을 위해선 수도권과 이대남(20대남자들)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 많다.

우리 정치사를 보면 민주당 입장에선 호남이, 국민의힘 상황에선 영남 지역이 ‘잡은 물고기’라 할 수 있다.

지역텃밭이다 아니다 논란이 많지만 막상 중요한 선거 때만 되면 특정 정당을 향해 몰표가 나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조가 된 배경이다.

실제로 민주당의 투톱 체제가 최근 단행한 인선을 보면 전북은 매우 약해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대변인을 장악했던 전북 정치권이 현재 매우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6일 현재 전북 지역구 의원 중에선 한병도 의원(익산을)이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다.

한 수석을 제외하고 당 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핵심 요직의 중앙당 창구가 이렇게 약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전북은 결국 ‘또다시’ 전북 연고를 가진 범전북 인사들의 힘을 얻는 게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전북은 집권 여당내 핵심 인맥 구축이라는 새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앞으로는 범전북 인물까지 총망라, 인맥을 강화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 남은 상태라는 점에서 당의 힘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송영길 신임 대표가 언급했듯, “이제는 당이 중심이 되는” 시간이 오고 있다.


 

/민주당-정부-청와대, 주요 라인 위축/

전북 인맥의 문제는 민주당 중앙당뿐만 아니다.

당 인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정부에서도 인맥이 빠르게 왜소화하고 있다.

여권의 중추인 당정청에서 전북 주요 인사를 찾기가 이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어려워졌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심해지지 않을 지 도민들의 우려가 크다.

정부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4월16일 사임하면서 화려했던 정부의 전북 라인이 희미해졌다.

정부에는 현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있다.

또 장관급으로 은성수 금융위원장, 조해주 선관위 상임위원 등이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북은 정세균 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그리고 장관급으로 이효성 방통위원장 등을 배출했다.

차관(급)도 풍년 시대라 할 만큼 문재인 정부 초반, 숫자가 많았다.

이 역시 정권 후반기로 가면서 전북 라인이 크게 줄어들었다.

청와대에서도 전북 인맥이 급속히 약화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반기부터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한병도 정무수석, 진성준 정무비서관, 김의겸 대변인 등 실력자 급이 많았다.

수석은 물론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 급에도 전북 인사가 상당수 포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회로 진출했고 도내 지역구인 신영대(더불어민주당 군산), 이원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제부안) 등도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뒤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현재 청와대에는, 지난 달 임명된 정읍 출신 이태한 사회수석과 김재준 춘추관장, 전효관 문화비서관 등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이 문재인 정부 4년 즈음의 전북 인맥을 되돌아보면 인재 풀이 급속히 약해지고 있음이 나타난다.

여기에다 인재 풀이 한정되는 모양새까지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신진 인사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북 인맥의 최정점으로 꼽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지냈고 내년 대선 후보 경쟁의 전북 출신 최고위 인사다.

지역구 의원인 한병도, 신영대, 이원택 국회의원은 청와대 근무 후 국회로 진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장을 지낸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은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이강래 전 도로공사 사장, 최규성 전 한국농촌공사 사장,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 등도 공공기관장을 지냈다.

현재는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활동 중이다.

이처럼 전북의 인맥 상당수는 당정청과 공공기관 그리고 국회를 오고 간다.

새로운 인재들이 그들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전북 인맥 강화 위한 세 가지 대책/

전북은 내년 대선을 통해 다음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인맥을 최대한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도와 정치권은 사심을 버리고 서로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전북 인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전북 인맥 풀을 재정비하고 허리 층부터 다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제는 전북도가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당정청, 공공기관, 사회 각계 기관의 중간간부급 허리라인부터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관료 사회에 대한 전북 인맥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정관가에는 ‘정권은 유한하나 관료는 영원하다’거나 ‘복지부동’과 같은 관료사회의 힘을 인정하는 속설이 많다.

관료가 움직이지 않으면 지역 발전을 현실화하기 어렵다.

도와 정치인들이 매해 연초부터 국가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세종이나 정부청사를 수시로 방문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전북은 숨은 실력자인 관료사회에 대해 애정을 갖고 허리층 간부급을 중점적으로 챙겨야 한다.

둘째, 현역 인사들이 꾸준히 힘을 키워야 한다.

이와 관련해선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중앙당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스스로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

21대 국회에선 도내 지역구 의원들이 당 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선거에서 중심에 서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병도 의원이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낙선한 이후 후속 도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재선급 이상 주요 정치인의 관심이 중앙 정치보다 지방선거로 향하는 분위기여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중앙 정치 인맥 강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당대회 지도부 선거에 도전자가 없고 당연히 당선자도 없으니 힘이 강해지기가 어렵다.

그래서 지역구 의원 외에도 전북 연고를 갖고 있는 범전북 인사들의 지원을 기대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어서 지역구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달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전북은 철저히 소외됐다.

전북 의원들은 이 때 즉각 항의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구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국토교통부에 이유를 따져 물어야 했다는 것.

전북 반발 여론에 대한 ‘확산 타이밍’을 놓친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나오는 이유다.

셋째, 전북이 한 번에 현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건 대선 밖에 없다.

결국 내년 대선에서 전북이 최선의 선택을 통해 정권 핵심 출범지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도와 정치권은 긴 안목에서 이번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전북으로선 지역 출신 대선 후보군을 가질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

도와 정치권의 리더군이 전북 발전을 위해 어떻게 힘을 모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도민 목소리가 높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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