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숙 '미용실에 가는 여자' 수필 출간
작가 민감한 감정-내면 소상히 표출돼

박경숙의 수필집 ‘미용실에 가는 여자’가 출간됐다.

문학의 5대 장르 중 서정적 성격과 서사적 성격을 공유하고 있는 장르가 수필이다.

서사는 생활 속 체험의 외형이며, 서정은 그 체험이 전하는 내면의 울림이다.

이 둘을 자연스럽게 결합해 내면에 스며들게 하는 사유로 이 사유가 작품의 깊이를 결정한다.

때문에 수필을 창작하는 사람은 예술은 물론 철학사상에도 일가견을 갖춰야 하고 문학적 표현에 능수능란해야 한다.

박경숙의 수필집에는 작가의 민감한 감정이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봄 그리고 어머니’에는 역설적 함의가 표출돼 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과 노쇠한 어머니의 대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수필집에는 작가의 내면이 비교적 소상히 표출돼 있다.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거나 엿볼 수 있는 수필들이 많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필이 소설적인 서사와 시적인 서정이 어우러져 철학적 사유를 드러내는 것을 이상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필의 본성을 살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문학적 형상화가 필요하다.

문학의 표현기법을 충분히 익히고 작가가 선호하는 철학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어야 좋은 수필을 쓸 수 있다.

체험담이나 감상, 자기 것이 되지 않은 철학 이론을 직설적으로 쓴 것은 잡문에 지나지 않는다.

수필은 오감으로 체득한 서정과 넓고 깊은 사유가 만나 빚어낸 화음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수필집은 수준급이라 할 수 있다.

수필과 평론을 쓰는 사람 김형진은 “문학을 사유를 형상화해 새로운 세계를 제시하는 것인데 비해 철학은 사유를 논리적으로 체계화해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문학이 철학 위에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박경숙 작가의 수필은 자아를 되돌아보려는 화자의 속내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있으며, 생활 속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정진해 보다 높은 경지에 올라서길 바란다”고 평했다.

저자는 “어느새 연필 깎는 법과 쥐는 법을 익힌 지가 십 년이 넘었다. 하지만 늘 혼란스럽다. 예술이 단지 사각 프레임 안에 표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아서다”며 “작가는 가끔 자신도 모르는 삽화나 문장을 쓰기도 한다. 추상적인 생각을 글에 빌려 옮긴 것도 있으며, 영원하길 바랐지만 영원할 수 없는 것도 공존한다. 그럼에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무수히 쌓인 경험들을 정리해 수필집을 꾸려본다”고 밝혔다.

전주 출생으로 2010년 ‘대한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2016년 ‘계간수필’에서 수필 추천, 전북문인협회, 행촌수필문학회, 영호남수필, 계간수필문우회, 전북수필문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전부수필문학회 사무국장과 천일제면 대표를 맡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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