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수 품종을 실내에서 안전하게 보존하는 기술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16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병해충이나 조류 등에 의한 생물학적 피해와 저온ㆍ고온ㆍ가뭄 등 비 생물학적 피해로부터 ‘과수 유전자원’을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실내 보존 기술을 적극 활용 중이다.

유전자원은 새로운 품종과 신약 개발의 핵심 소재로써 지난 2014년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농업과 바이오산업의 미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활용될 자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현재 세계 5위권인 26만 6천 점의 식물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과수는 6천600점에 이른다.

그러나 과수 유전자원 대부분은 노지(실외)에서 나무(성목)째로 유지·보존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기상재해나 병해충으로 인해 소실될 위험이 크다.

농촌진흥청은 과수 유전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지난해 초저온 동결보존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 유전자원을 저온 용기에 보존(기내저온보존)하는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했다.

초저온 동결보존 방식은 추위에 견디는 성질이 비교적 강한 사과 유전자원에 적용하고 있다.

잎눈이 1~2개 포함된 휴면 가지를 영하 5℃에서 수분함량 35%로 저온 건조한 뒤, 영하 196℃ 액체 질소통에 넣어 반영구적으로 보존한다.

올해부터 추진하는 기내 저온보존 대상 과수는 초저온 동결보존에 알맞지 않은 배, 복숭아, 포도, 감 등이다.

배의 경우 어린 새순(신초)을 실험실에서 증식한 뒤, 보존 배지(영양물)가 담긴 투기성 조직 배양 전용 비닐봉지에 넣어 4℃에 두면 배지를 옮기지(계대 배양) 않고도 4년간 보존이 가능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현재 초저온 동결보존 방식으로 1천200여 점의 사과 유전자원 중 핵심자원 119점을 보존 중이며, 기내 저온보존 방식으로 900여 점의 배 유전자원 중 핵심자원 110점의 보존을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초저온 동결보존과 기내 저온보존을 통해 5대 과수의 50% 수준인 2천점의 실내 보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정관 과수과장은 “유전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유망소재로 평가·활용될 수 있도록 소실 없이 안전하게 관리·보존하는 기술은 더 중요하다”며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실내 보존과 평가를 마친 뒤에는 농업유전자원센터 등에 중복 보존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