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을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인류가 축적해온 다양하고 방대한 지식과 위대한 사상들이 책을 통해 이어지고, 누구나 쉽게 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의 생활도 급속히 변화했다.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독서는 과거의 가장 위대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비록 고려의 금속활자보다 두 세기가 늦었지만 서양인들에 의해 오랜 기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했다고 알려진 구텐베르크가 한 역사전문채널이 지난 2006년 발표한 ‘천년을 빛낸 세계의 100인’의 가장 꼭대기에 놓였던 것도 책의 보급이 인류 역사에 가장 중요한 페이지이기 때문이다.

 전주도 책, 독서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시 중 하나이다.

책을 찍기 위해서, 또 오랫동안 보존해 후손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품질의 종이가 필요하다.

전주는 예로부터 가장 우수한 한지의 생산지였다.

여기에 전주는 조선시대 출판문화를 꽃피운 완판본의 고장으로 출판문화의 도시라 자부해도 결코 손색이 없다.

심지어 임진왜란 중에는 전주사고에 보관 중이던 조선왕조실록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오늘날 가장 위대한 역사의 기록 중 하나를 보존했다.

이러한 전주의 역사는 오늘날 책을 통해 시민들의 삶을 바꾸고, 미래를 준비해가는 책의 도시를 선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책이 삶이 되는 도시’를 비전으로 지난달 발표된 책의 도시 전주는 시민들을 위한 독서 휴식공간과 아이들을 위한 책 놀이터를 대거 확충해서 시민들의 삶을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시민들도 출판의 도시였던 도시의 기억을 되살려 스스로 책도 만들어보고, 삶 속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도시가 되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 미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책과 함께 놀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고, 관련산업 육성으로 대한민국의 도서출판문화를 이끄는 도시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시민들이 책으로 소통하고 삶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책을 읽고 빌려갈 수 있는 도서관을 시민들의 삶의 중심 터전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이미 전주는 전국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공공도서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시민들이 책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시 곳곳에 다양한 공공도서관과 책놀이터, 이색도서관을 만들어온 노력 덕분이다.

대표적으로 전주시 12번째 시립도서관으로 문을 연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은 전국 최초로 12세부터 16세 사이의 트윈세대를 위한 전용 활동공간이자 독서문화공간인 ‘우주로1216’이 들어섰다.

이어 평화도서관과 삼천도서관도 책 놀이터인 개방형 창의도서관으로 리모델링됐으며, 금암·인후·송천도서관 등 모든 도서관도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이색도서관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자연 속 도서관인 평화동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책을 쓰고 만들 수도 있는 완산도서관 자작자작 책 공작소, 여행자전문도서관인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팔복예술공장에 들어선 그림책전문도서관인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 등이 그것이다.

그 첫걸음은 민원인 등 시민들이 자유롭게 책을 벗 삼아 쉴 수 있는 공간이 된 전주시청사 로비 책기둥도서관이었다.

도서관은 이제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다.

내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소이며,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 모험심을 키울 수 있는 배움의 터전이다.

이웃과 만나는 공동체의 거점공간이다.

전주의 미래를 바꿀 거대한 힘이 도서관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최현창 전주시 기획조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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