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7억5,700만 달러 수출
전년비 18% 2억6,700만달러 증가
3월 전년동월비 34.2%↑ 7억1,998만달러
1분기 실적 전국평균 증가율 웃돌아
코로나사태 따른 '기저효과' 감안해야

특정품목-대상국 의존도 해소 노력
친환경-전기차 수출증가 상승세 지속
농산가공품, 농식품기업 육성 결과물
폴란드-헝가리-네덜란드 등 국가 확대
전북해외통상거점센터 활용 시장개척

KDI 경제성장률 3.8% 경기 회복 전망
동제품-차부품 등 수출 증가 가능성 커
폴란드 등 신흥교역국 확대 집중해야
터키-인도네시아 등 신북방시장 개척
통상환경 정보-환율 대응 마련돼야

거듭된 악재로 악화일로를 걷던 전북수출이 재도약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지난해 초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발목이 잡히며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지난해 말부터 꺼져가는 불씨에 미약하나마 바람을 불어넣더니 올해 들어 바람의 세기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코로나19 사태는 비단 전북수출만이 겪는 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산업지형 재편이 더딘 데다 영세한 규모의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구조로 외풍에 쉽게 흔들리다 보니 수출 역시 상대적으로 빠른 하락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특정 품목 및 국가에 집중된 수출구조 역시 문제였다.

하지만 수출 100억달러 시대가 무너진 지 10여 년 동안 전북수출은 다품목, 수출대상국 확대 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으며, 코로나19 사태에 적극 대응하고자 발 빠르게 온라인 화상 상담회 등 해외시장 개척을 도모했다.

이런 노력 속에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자 이전과 달리 여느 지역보다 빠르게 상승세로 전환, 전북수출 성장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것이다.

2분기에도 수출전망이 밝다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전북수출의 현주소는 물론 겨우 되살린 불씨가 100억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하락세 멈춘 전북수출, 되살아날까=전북수출이 악화일로에서 벗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발목이 잡히며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던 전북수출이 상승세로 전환, 긍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1분기 전북수출액은 총 17억5천7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무려 18%(2억6천700만달)가량 증가했다.

2019년 1분기보다도 9천800만달러(5.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가 점점 약화되더니 올해 들어 본격 성장세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특히, 성장세 역시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 지난 3월에는 전년동월대비 34.2% 증가한 7억1천998만달러를 기록, 2016년 1월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 강원 다음으로 가파른 수준이다.

더욱이 전북수출 주력품목 대부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무엇보다 친환경, 전기차 등의 산업 발전에 따라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제품군에 대한 수출 상승세가 눈에 띄는 상황.

이로 인해 아직은 안정적인 도약기에 접어들었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올 1분기 회복 기미가 뚜렷한 만큼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된 셈이라고 풀이되고 있다.

올 1분기 수출 실적이 전국 수출 평균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는 점 역시 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나라 1분기 수출액은 1천464억8천700만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12.5% 증가했다.

물론,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워낙 좋지 않았던, 즉 ‘기저효과’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합성수지, 정밀화학원료,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은 지난해 수출이 급감한 만큼 올해 증가세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 데다 농약 및 의약품, 농기계 등의 품목 역시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으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함에 따른 것이기 때문.

하지만 이번 전북수출의 1분기 성적에 대해 도내 수출 관련 유관기관 관계자들은 “지난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에 해외시장 개척에 제동이 걸리면서 수출이 직격타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전북수출은 수출품목상 타 지역보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를 조금은 덜 받은 만큼 이번 1분기 실적은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의미 있게 바라봐야 한다. 수출 품목도 10위권이 아닌 20위권으로 확대할 경우 눈여겨볼 품목이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1분기 전북수출 실적이 향후 100억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불씨가 될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꺼져가는 불씨가 되살아났다는 점에서는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꺼져가는 불씨, 어떻게 되살렸나=그렇다면 이 불씨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었을까?

이는 백신 접종 시작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물론 전북수출의 고질적 문제인 특정 품목 및 대상국에 대한 의존도를 해소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특정 품목 및 대상국에 대한 의존도는 전북수출이 지난 2003년~2011년까지 유난히 짧은 전성기를 누리고 100억달러 시대가 붕괴된 2014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다.

2007~2008년 신규 유치한 태양광 및 선박 관련 대기업이 생산을 확대하면서 관련 품목의 수출이 크게 늘자 전북수출이 급성장했지만 2012년 이후 글로벌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된 데다 선박산업의 급랭으로 인해 전북수출의 한 축이 붕괴,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수출효자품목으로 불리며 전북수출의 호황기를 이끌었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수출 급감 또한 전북수출 하락세를 키웠다.

 결국,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구조가 구축되다 보니 이들 산업의 위기가 곧 전북수출의 위기로 작용한 것이다.

 대상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과 미국 등 특정 국가로의 수출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 보니 이들 국가의 내수경기에 따라 전북수출은 롤러코스터를 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 같은 문제를 해결, 수출 품목 및 대상국 다변화를 꾀하고자 산업지형 재편, 신성장 품목 육성 등에 집중, 최근 그 노력의 결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번 1분기 수출을 견인한 요인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바 친환경, 전기차 등의 산업 발전에 따라 동제품의 수출이 증가, 지난해 3위 품목은 물론 올해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북이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전기·수소차를 선택, 즉 산업지형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또, 농산가공품이 꾸준히 증가, 이 역시 농도 전북의 장점을 살려 농식품기업 집중 육성의 결과물이다.

대상국은 여전히 중국, 미국, 일본이 전북수출의 상위 3대 국가지만, 지난해 폴란드가 5위에 안착, 헝가리, 네덜란드 등으로도 수출이 확대되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북수출의 불씨가 살아난 또 다른 요인은 코로나19 사태로 막힌 해외판로 개척에 좌절하지 않고 전북경제통상진흥원을 필두로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 전북중소벤처기업청 등이 수출지원 플랫폼을 비대면, 즉 온라인으로 발 빠르게 전환, 지원했다는 점이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에 위치한 ‘전라북도 해외통상거점센터’의 활용도를 높인 경진원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견인한 숨은 공신이라 할 수 있다.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발이 묶인 만큼 이곳을 지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연 데다 현지 바이어와 구축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수출애로를 해소하고 신규시장 진입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 이는 대상국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수출 100억달러 시대 열기 위해=청신호가 켜진 전북수출은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2분기가 최저점을 찍은 만큼 일단은 기저효과로 인해 그 상승폭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이를 떠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줄고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세계경제 및 글로벌 교역량 확대가 더욱 가속화, 전북수출 회복을 의미한다.

이는 비단 전북을 넘어 우리나라 수출과도 직결, 이로 인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 지난해 11월 전망 3.1%보다 0.7%포인트 끌어올렸다.

내수시장이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디지만 수출 비중이 크다 보니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바라본 것.

전북수출은 특히, 전북산업이 친환경자동차 등 신산업으로 재편, 이는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동제품, 자동차,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유난히 짧은 전성기를 뒤로 하고 붕괴한 100억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험난한 실정이다.

여전히 대기업 중심의 수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수출 품목과 대상국 등의 고질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만큼 겨우 살아난 불씨를 또다시 쉽게 꺼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북수출이 100억달러 시대를 열고, 외풍에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수출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대상품목 확대를 위한 신성장산업 중심의 산업지형 재편에 더욱 속도를 내고, 최근 교역이 증가하고 있는 폴란드,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 신흥 교역국과의 수출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무협 전북본부 관계자는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해외통상거점센터의 필요성이 입증된 만큼 당초 계획대로 이를 확대하고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지역은 신북방시장 개척을 위해 ‘러시아’, 중동과 유럽시장의 관문인 ‘터키’, 성장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를 더욱 공략하고자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 기존 시장 확대와 중남미를 아우를 수 있는 ‘미국’ 등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일대에 농산가공품을 수출하고 있는 A기업 관계자는 “기업 혼자의 힘으로 수출에 성공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많다. 지난해에도 지자체와 기관의 도움이 컸다”며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이에 더 많은 기업이 수출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속적이고 일관된 지자체의 수출지원과 함께 통상환경에 대한 정보 및 환율 대응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와는 올해 분위기가 다른 만큼 이 기회를 살려 수출규모는 물론 신규시장에 진입, 전북수출 활성화에 힘을 보태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강일 한국무역협회 전북본부장 인터뷰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인 반등 조짐이 올해 들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기저효과도 있지만 이 보다는 전북의 산업지형의 재편이 시작됨을 짐작할 수 있는 유의미한 수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 이강일 본부장은 올 1분기 전북수출 실적에 대해 이 같이 평가하며 수출 규모 확대를 벗어나 수출 품목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전북수출 성장의 원동력의 작용할 수 있는 품목, 즉 앞으로도 집중 육성해야 할 부분이라는 뜻에서다.

그동안 장기적으로 산업지형의 변화를 꾀해야만 수출품목과 수출대상국의 확대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해 온 이 본부장은 “특정산업에 집중된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지형이 바뀌지 않는다면 품목을 다변화하는 것은 일이다”며 “전북은 현재 변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북산업이 아직은 자동차, 정밀화학 등 전통산업에 맞춰져 있지만 그동안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꾸준히 확보해옴에 따라 서서히 산업지형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이 본부장은 무엇보다 전북도에서 집중하고 있는 친환경자동차산업, 탄소산업, 농생명·식품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등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후방산업도 발전할 뿐만 아니라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분산시키기 시너지효과를 창출, 이는 곧 기업 경쟁력과도 연결돼 수출 성장의 요인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가 가속화된 만큼 수출기업도 현지 온라인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갖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비대면 온라인 화상상담회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수출 확대를 위한 무협, 코트라, 경진원, 전북중기청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지원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일 본부장은 “1분기 실적은 분명 긍정적이고 2분기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함께 전북수출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시적인 회복이 아닌 전북수출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산업 중심의 기업 육성을 서두르고 단계적인 청사진이 마련,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며 “지자체나 기관은 물론 수출기업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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