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인구 4천명 감소
박성일군수 인구유인책 가동
테크노밸리-농공단지 조성
아동친화도시예산 745억 확대
올해 9만1,100여명 감소 제로
전월 전입인구 전출 웃돌아
2025년 전후 기업투자 4천억
2024년께 10만명 확대 전망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 없이는 인구감소 시대가 초래할 재앙의 악몽을 피하지 못한다.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로 인구의 자연감소를 반복해온 기초단체라면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인구감소의 속앓이를 하고 있는 요즘, 오히려 인구증가의 반전을 꿈꾸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지자체가 있다.

올해 4월에 전북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줄어들지 않은 완주군(군수 박성일)이 바로 그곳이다.

완주군은 ’수축 사회‘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종합적인 인구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왔다.

여기다, 법정 문화도시 선정과 기업 유치,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 등 신산업 동력을 창출하는 ‘투자와 성장 중심’ 전략을 펼쳐 인구감소 3년 만에 새로운 전환점, 이른바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를 만들어 가고 있다.

더 관심을 끄는 대목은 지금의 상황보다 향후 인구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낙관론이다.

대형 악재를 딛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완주군 인구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 그 비법을 알아보았다.
/편집자주

 


# ‘마(魔)의 수축기 3년’ 대탈출 

완주군 인구 문제 있어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마(魔)의 수축기‘로 통한다.

2017년 말 9만5,970여 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완주군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인근 대도시의 아파트단지 건설로 2018년에만 1,500여 명이 격감했고, 이듬해에는 2,200여 명이, 2020년엔 600여 명이 각각 추가로 감소했다.

3년 동안 무려 4,000여 명이 빠져나가, ‘잃어버린 3년’이란 말까지 나왔다.

2014년 7월 민선 6기 단체장에 취임한 박성일 완주군수는 “인구감소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선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교육과 문화 등 제반 삶의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지역실정에 맞는 출산율 제고 방안, 정주여건 개선 등 체계적인 인구정책 종합계획을 추진해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기반을 구축하기도 했다. 

여기다, 교육투자를 늘리고 기업을 담아낼 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 조성과 농공단지 조성, 복합행정타운 추진 등 다방면의 인구유인책과 유출방지 대책을 병행해 나갔다.

2017년 647억 원에 불과했던 아동친화도시 예산도 이듬해에 716억 원, 2020년엔 745억 원으로 각각 불려 나갔다.

앞서 2018년엔 ‘인구증가 지원 사업 등에 대한 조례’를 제정했고, ‘인구정책팀’도 만들어 예산을 투입했다.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인구감소는 2020년에 감소폭이 대폭 줄어들어 대전환의 가능성을 허용했다.

올 들어선 4월 말 현재 인구가 총 9만1,100여 명으로, 전월대비 ‘인구증감 제로(0)’를 기록하는 등 수십 개월의 감소행진이 일단 멈춰 섰다.

같은 기간 중 국내 전체 인구와 전북 인구가 각각 3천800여 명과 1,100여 명씩 감소한 것과 비교할 때 대조적이다.

완주군을 제외한 다른 13개 지역은 예외 없이 적게는 6명에서 최대 300여 명까지 감소했다. 
 
 

# 외지 유입·중장년층 증가 청신호

한 지역의 인구가 늘어나려면 외지인 전입이 증가하고 중장년층 비중이 탄탄해야 한다.

완주군의 경우 올 4월 중 전입인구(759명)가 전출인구(729명)를 웃돌아 낙관적 전망을 낳았다.

완주군의 이른바 ‘도외(道外) 전입’은 작년 11월 이후 매달 200~300여 명에 육박하는 등 전체 전입인구의 3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인구유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40세에서 64세까지의 중장년 인구 비중이 소폭 상승한 점도 낙관적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중장년층 인구는 작년부터 소폭의 증감을 반복하며 3만6,500여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는 2월에 97명이 늘어난 것을 비롯해 6월(96명)과 7월(20명), 8월(35명).

12월(48명) 등 5개월 동안 증가세를 보였다.

올 들어서도 1월(21명)과 4월(34명)에 전월대비 늘어났다.

이러다 보니,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초 39.6%에서 올 4월 중에는 40.1%까지 치솟아 귀추가 주목된다. 
  


# ‘성장지향 전략’에 인구증가 속도전

완주군의 인구증가 기반은 ‘역동성’에서 나온다.

완주군에서는 현재 테크노밸리 제2산단 조성에 4천억 원, 삼봉지구 개발 2천억 원, 행정복합타운 조성 1천억 원, 중소기업 전용농공단지 조성 650억 원, 스포츠타운 건설 등 1조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정주여건이 확실하게 개선되고 기업·기관들의 대규모 투자가 불을 뿜으면 내년부터 인구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오는 2025년을 전후한 각종 기관과 기업 투자만 해도 4천억 원을 훨씬 웃돌고 있어, 상당한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법정 문화도시 선정에 따른 후속투자가 오는 2025년까지 200억 원에 육박하고, 수소용품 검사지원센터 건립 500억 원, 쿠팡(주) 물류센터 건립 1,300억 원,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 1,276억 원, 일진하이솔루스 1,160억 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의 투자는 오는 2023년부터 2026년 안에 모두 완료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입 효과 또한 상당할 것이란 말이다. 

일각에서는 완주군 인구가 오는 2024년이면 10만 명을 훌쩍 뛰어넘어 도내 14개 시·군 중 4대 도시를 넘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완주군은 방역과 투자 유치의 승부수를 던져 ‘인구증가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인구감소와 저출산·고령화는 지역의 경제·사회적 역동성을 떨어뜨려 ‘수축 사회’로 만든다”며 “소득과 삶의 질 향상 등 ‘성장 지향’을 내세운 완주군의 전략은 기초단체 인구대책의 성공 모델로 예의주시할 만하다”고 말했다.

 

# 박성일 완주군수 “전국서 사람 몰리는 완주로 만들 것”

박성일 완주군수는 수시로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외에 교육과 문화 투자 등 삶의 질 향상이 병행돼야 인구를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인구 이동은 귀농·귀촌 지원과 주거환경 개선, 복지 확대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완주군은 출산장려금 지원 등 가족 지원부터 돌봄 강화, 아동참여, 공간조성 등 군민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군민의 눈높이에 맞춘 입체적인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복합행정타운과 삼봉지구 등 총 8천 세대 건립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완주군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 군수는 “인구는 한 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활동의 총화(總和)라 할 수 있다”며 “소득과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전국에 몰려드는 완주,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완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주=박태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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