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0일 『국민연금이 함께하는 ESG의 새로운 길』이라는 책이 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김용진 이사장이 취임 8개월 여 만에 기획하고 펴낸 책이다.

『ESG의 새로운 길』은 단순히 투자운용의 지침서로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더 나아가 세계 경제질서와 운용방향을 밝힌 책이다.

그래서 더욱 더 소중하고 반가우며 모든 사람이 반드시 읽어서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세계 자본주의의 작동원리와 기업경영의 원칙, 그리고 기금운용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SG는 기업이 투자할 때 환경적 요소, 사회적 요소, 지배구조 요소를 살펴야 할 원칙이다.

환경요소는 기후변화와 석탄 투자 중단, 유해화학물질 관리 등을 포함한다.

사회적 요소는 인권과 노동, 산업안전, 공정거래 등이다.

지배구조 요소는 주주권익을 비롯해 공정한 이사회 운영, 내부견제기구의 건강한 작동 등을 들 수 있다.

국민의 노후생활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으로서는 당연히 ESG를 기금운용과 공단 운영 전반의 기초 원리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다.

사실 ESG는 정부의 사회적 가치실현의 구체적 표현이다.

사회적 가치실현을 변화된 환경에 맞춰 보다 더 잘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ESG를 둘러싼 세계적 논의에서부터 국내 동향까지 놓치지 않고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ESG는 2019년 스위스 다보스 경제포럼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진 바 있다.

기후변화 즉 지구온난화에 따른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ESG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대기업들은 구체적 실천에 착수했다.

특히 2019년 8월 19일 미국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기업의 목적에 관한 새로운 성명을 냈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우리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성격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기업이 전통적인 주주이익 최대 추구에서 벗어나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여야 하며 그런 연후에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추구하여야 한다고 선언을 했다. 

이처럼 이해관계자 이익을 추구하는 게 기업의 새로운 목적이 된 것이다.

이를 반영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ESG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규범이다.

그래서 편저자인 김용진 이사장은 ESG를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주장한다.

ESG는 기업의 평판과 브랜드 가치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의 존속을 위하여 필요한 무형의 자본이라고 한다.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지출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국민연금의 ESG 투자는 대한민국 ESG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한국판 ‘K-ESG 혁신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강조하며, 국민연금 ESG위원회 구성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3월 31일 상공의 날 기념행사에서 “정부는 올해를 '모두를 위한 기업 정신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도록 힘껏 돕겠다.”며 “따뜻한 자본주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제도 개선, ESG 표준 마련과 인센티브 제공 추진 등을 약속했다.

세계적 조류를 반영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을 강조한 입장을 구체화 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 기업의 터전인 지역공동체를 강조했듯이 저자는 지역사회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다.

“지역사회는 기업에 일방적인 사회적 기부 등의 대상이 아니라, 기업이 생존하고 경영하는 텃밭이자 중요한 사회적 자본 공급처다.”

“사회적 자본은 일반적으로 신뢰와 규범, 네트워크 등 사회적 관계에서 형성되는 모든 무형의 자산을 말한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아킬레스건으로 인식돼왔던 사회적 자본을 확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계기로 전라북도가 추진하는 연금기금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금융도시 건설에 날개가 달리기를 기대한다.

국민연금공단은 『ESG의 새로운 길』을 출간하며 5월 21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ESG 플러스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금융권과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모여서 ESG투자에 대한 국민연금의 역할과 한국형 ESG의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ESG 그 자체와 『ESG의 새로운 길』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포럼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ESG의 성공을 위하여 다행스러운 일이다.

필자는 같은 포럼을 전주에서도 개최하기를 제언한다.

공단 본부가 있는 지역공동체에서 ESG의 새로운 길을 진지하게 모색했으면 한다.

마침 전북대학교를 중심으로 지역 학계가 ‘전주학파’를 육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포럼 개최가 더 필요하다.

저자의 바람대로 필자 역시 “새로운 한류, K-ESG가 확산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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